“한국선 망했다” 욕했는데…예산엔 백종원, 보령엔 토요타 ‘신의 손’ [최기성의 허브車]
보령시·아자대·토요타, 車축제로 키워
한국토요타, 풀뿌리 모터스포츠 지원
국내에서 모터스포츠는 선수들과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다.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서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도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모터스포츠가 대중성 확보에 실패해 망했다는 극단적인 평가까지 나왔다.
충남 예산시장을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고 바가지 논란을 일으킨 남원 춘향제를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처럼 충남 보령을 ‘모터스포츠 성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4~6일 대천해수욕장(충남 보령)에서 열린 ‘2024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행사의 메인은 모터스포츠 중에서도 ‘마이너’로 여겨지는 종목들이다. 서킷에서 열리는 경주대회가 아니다.
장애물이 있는 코스를 빠르게 통과하는 ‘짐카나’,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컨트롤 실력을 겨루는 ‘드리프트’, 지형·장애물 통과 능력을 평가하는 ‘오프로드’다. 모터사이클로 구조물과 산악 험로를 주행하는 바이크(엔듀로)도 함께 열렸다.
주최 측은 비바람이 거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3일 동안 현장을 찾은 관람객은 지난해처럼 1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부산에서 열리는 모터쇼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되는 자동차 경주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비 수도권에서 열리는 모터스포츠로 국한하면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준이다.
한국토요타는 토요타 GR(GAZOO RACING, 가주 레이싱) 부스를 설치하고, GR 라인업을 전시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이벤트도 진행했다.
겉으로 볼 때는 한국지엠,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 다른 후원사들과 비슷한 구성이다.
한국토요타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행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지원에 공들였다. 아자대 후원을 통해서다.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은 지난 2011년 아자대의 봄축제 ‘배제 학술제’ 부대행사가 시초다.
축제 일정 중 재학생과 동호회의 튜닝차량 120여대를 모아 시작한 ‘튜닝카 페스티벌’이 입소문을 타면서 규모를 조금씩 키우기 시작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자동차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는 토요타 본사의 지원을 받아 한국토요타도 국내 자동차 기술과 모터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대상을 물색했다.
한국토요타는 아자대를 낙점했다. 국내 자동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20년 아자대와 T-TEP(TOYOTA Technical Experience Program) 업무협약을 체결햇다.
이후 전동화 트레이닝 아카데미 개설, 실습용 차량·부품 기부, 장학금 전달 등으로 아자대를 국내 최고 수준의 자동차 전문가 양성소로 육성시키고 있다.
국내에서 ‘그들만의 리그’에 그쳤던 모터스포츠 행사를 국제적 수준의 자동차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후원했다.
한국토요타가 가세하고 지난 2022년부터 보령시와 충청남도도 적극 지원하면서 다른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자동차 관련 기업들도 참여와 후원에 적극 나섰다.
선수들과 마니아들을 위한 행사에서 일반인을 위한 참여·체험 프로그램도 늘어났고 해외 선수들과 인플루언서들도 찾기 시작했다.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키운 박상현 아자대 모터스포츠학과 교수는 “토요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은 ‘국제’ 타이틀에 어울리는 자동차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아울러 “모터스포츠 대중화, 지역경제 활성화, 기업 인지도 제고, 아자대 가치 상승 등 1석4조 이상의 효과가 창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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