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보랴 자식 챙기랴… 어느새 주름 깊어진 부모님, 뼈-관절 건강 지키려면

조선희 기자 2024. 5. 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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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구멍 생긴 골다공증… 골밀도 줄어 전신에 영향
주 4회 이상 규칙적 운동… 칼슘-비타민 D 보충해야
평소 쪼그려 앉기 피하고, 앉을 때도 척추 만곡 유지
과도한 운동은 퇴행 유발
게티이미지코리아
《나이가 들면 허리, 목, 팔다리 관절이 점차 아프게 된다. 목·허리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척주관협착증, 퇴행성관절염, 어깨 회전근개 파열 등의 진단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손주를 돌보는 황혼 육아를 하는 조부모는 관절염,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이 4∼10㎏에 이르는 아기를 수시로 안아주고 들어 올리고, 씻기는 과정에서 이미 노화가 진행되는 몸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래 갖고 있던 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증가하지만 증상이 없어 검사를 해야만 발견되는 골다공증 역시 척추, 대퇴골, 손목 골절의 주범이기도 하다. 부모님의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작은 충격에도 척추·대퇴골·손목 골절 주범

가만히 걷다가 넘어졌는데 뼈가 부러져 병원을 찾는 노인들이 많다. 본인 키보다 낮은 위치에서 넘어진 경우에 골절을 입으면 골다공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70∼80대 노인에게 고관절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데 치료를 위해서는 전신마취 후에 수술이 필요하며 회복도 더디다. 특히 고관절 골절이 되면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여러 합병증이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① 골다공증은 누구에게 발생하나?

골다공증은 쉽게 말해 뼈에 구멍이 많이 생긴 것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골밀도가 줄어들고 뼈의 미세 구조에 이상이 생겨 전신의 뼈가 약해지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대퇴골과 척추에서 골절이 자주 일어난다. 또 미끄러져 손을 짚으면 손목이 부러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에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다. 폐경 전에는 뼈를 파괴하는 세포(파골세포)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간에 균형을 이뤄 뼈의 단단함이 유지되는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없어지면서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활성 속도를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따라가지 못한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훈 교수는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고령인 경우 수술 도중 사망 위험이 높아 수술이 아예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수술을 받지 못하면 사망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② 골다공증 예방하려면?

골다공증은 발생 빈도가 높으나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골다공증 예방의 기본은 충분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이다.

50대 이후 건강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한 운동은 필수적이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운동은 빠르게 걷기, 조깅, 에어로빅, 계단 오르기, 줄넘기 같은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다. 1주일에 4일 이상 하루 총 30분 이상 해야 한다. 만약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걷기가 어렵다면 실내 자전거 타기도 큰 도움이 된다. 반면 척추를 과도하게 굽히거나 펴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의 치료법은 골 형성을 증가시키거나 골 소실을 방지해 현재의 골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골다공증 치료제로는 골 형성 촉진제와 골 흡수 억제제가 있다. 골 형성 촉진제는 감소된 골 형성을 증가시키는 치료제이며 골 흡수 억제제는 빨라진 골 흡수를 감소시키는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칼슘은 뼈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적절한 칼슘 섭취 없이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것은 마치 벽돌 없이 집을 짓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하루 칼슘 권장량은 800∼1000㎎인데 우리나라 국민이 일반적인 식사로 섭취하는 평균 칼슘량은 하루 약 500㎎ 정도로 약 400㎎이 부족하다. 따라서 우유나 치즈,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 및 잔멸치, 뱅어포, 물미역 등 칼슘 함량이 높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족할 경우 의사와 상의해 추가적으로 칼슘 제제를 복용할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햇빛을 쐴 경우 피부에서 자외선을 이용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낸다. 하지만 아무리 야외 활동을 해도 긴팔 옷을 입거나 선크림을 바르면 충분히 만들 수가 없어 비타민 D 결핍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있다면 혈액 검사를 통해서 비타민 D 농도를 확인하고 필요시 비타민 D를 복용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골다공증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시 골다공증 치료제를 사용하길 권장한다.

부모님 관절, 바른 자세로 질환 예방해야

나이가 들면 허리, 목, 팔다리 관절이 점차 아프게 된다. 허리 통증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허리가 조금씩 망가지면서 나타나는데 특히 잘못된 생활 습관과 잘못된 운동은 허리 건강을 더욱 해치게 된다.

① 척추, 관절 질환은 왜 생길까?

기본적으로 퇴행성 질환이다. 많이 사용해서 관절과 척추가 닳게 되고 이로 인해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마치 타이어가 오래되면 마모되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또 척추나 관절에 무리가 가는 일을 많이 한 경우에 더 많이 손상돼 척추 및 관절 질환이 더 생기고 심해진다.

급성 허리 통증이 반복되다가 추간판탈출증이 생기고 점차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돼 척주관협착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허리를 삐끗한 경우 대개 요추 염좌의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급성 허리 통증은 1주 이내에 40∼50% 정도가 호전되고 6주 이내에 90% 정도가 호전된다. 허리 디스크라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은 허리 통증과 함께 땅기거나 저리는 양상의 다리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탈출된 디스크가 다리로 가는 척수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척주관협착증도 허리 통증과 다리 통증이 동반되는데 특히 오래 걸으면 다리가 땅기고 쭈그리고 앉으면 호전되는 신경성 파행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종종 허리는 전혀 아프지 않고 다리만 땅기거나 저려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척추질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② 허리 통증의 진단과 치료

급성 허리 통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급성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고 꼭 치료를 받거나 CT, MRI 등의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1달 이상 지속되거나 자꾸 반복되고 만성화된다면 허리에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거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일 수 있으니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급성 허리 통증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복대와 같은 허리 보조기는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부족하고 장기간 착용하면 허리 근육의 약화를 유발할 수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라며 “통증이 있을 때 쉬어야 한다고 누워만 있는 경우가 있는데 누워 있지만 말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만성 허리 통증이나 추간판탈출증, 척주관협착증 등의 경우에는 증상이 심하면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과 같은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은 통증을 경감시키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고 튀어나온 디스크를 들어가게 하거나 이미 일어난 퇴행성 변화를 되돌려주는 것은 아니다. 반복 시술 시 합병증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통증이 심한 경우에 선별적으로 시행된다.

시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CT나 MRI와 같은 정밀 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적절한 시술 방법과 위치를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도 충분한 호전이 없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③ 척추, 관절 질환 예방법은?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척추나 관절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피해서 우리 몸을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생활 습관의 개선이다. 운동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인 척추의 만곡을 유지하는 것은 허리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자세가 구부정해지면 허리의 정상 만곡이 없어지고 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머리를 바로 세우고 턱을 안쪽으로 당기며 어깨를 펴고 배에 힘을 줘야 허리의 정상 만곡을 유지할 수 있다. 허리 만곡은 앉아 있을 때도 유지해야 하는데 의자에 앉을 때는 복근을 약간 긴장하며 허리를 바로 펴고 의자 깊숙이 엉덩이를 넣는 것이 좋다. 바닥에 오래 앉거나 구부린 자세에서 오래 일하는 것은 허리 디스크가 눌려서 척추 퇴행을 가속시킨다.

평소에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다니는 것도 좋지 않으며 허리와 어깨, 목을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또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것은 허리뿐만 아니라 무릎도 빨리 손상시킨다. 손이나 손목 관절이 아프거나 저린 경우에는 손빨래 등과 같이 손을 많이 쓰는 일은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무릎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과도한 운동도 근골격계의 퇴행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젊을 때보다도 더 쉽게 관절과 힘줄에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잘못된 운동은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이 윗몸일으키기와 몸을 앞으로 숙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다.

④ 한번 생긴 허리 통증은 쉽게 낫지 않을까?

불행히도 척추, 디스크, 관절, 힘줄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을 일으키는 부분들은 재생이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손상된 조직 자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더라도 잘 관리하면 증상은 좋아질 수 있다. 즉,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무릎이 젊은 무릎으로 돌아가지는 못하지만 증상은 많이 완화될 수 있다. 이는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손상 자체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주변의 염증, 지속되는 관절의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관절이 더 손상되지 않고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아픈 부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이해 없이 잘못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관절을 더 손상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질환에 따라 적절한 운동법을 알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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