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기후 변화로 뜨거운 ‘지구 응급실’

김종은 좋은강안병원 건강증진센터장 2024. 5.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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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은 좋은강안병원 건강증진센터장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 변화로 2030년에서 2050년 사이에 세계적으로 연간 25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제 기후 변화는 공중 보건학적인 측면에서도 전례 없는 비상사태이다.

연평균 온도가 상승하면서 지구는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46억 년의 긴 지구 역사에서 대기환경은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기원전 1만 2000년부터 기온이 안정된 홀로세(Holocene) 시대 동안 약 4℃ 정도 기온 상승한 반면, 최근 10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산업화 이전에 비해 무려 1.09℃라는 기록적인 연평균 기온이 상승했다. 21세기 말 지구 평균 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1.9∼ 5.2℃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이러한 급격한 연평균 온도의 상승은 지구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한다.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른 지구 온난화이다. 온난화가 계속되면 뜨거워진 지구에는 폭염과 같은 열과 관련된 재난과 홍수 해일 허리케인 같은 물과 관련된 재난, 겨울의 강추위와 눈 폭풍 그리고 가뭄이나 산불, 강한 비와 천둥을 동반한 심각한 뇌우 및 토네이도와 같은 광범위한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이런 물리적 위협은 동식물에 대한 생태학적 영향 및 식량 위기, 경제 불황, 지정학적 갈등에 의한 전쟁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지구 온난화, 대기오염 및 개인의 특성 및 건강 상태, 사회·경제적 문제 등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기후 변화와 관련된 질환 발병 및 사망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간접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은 심뇌혈관 질환, 호흡기계 및 알레르기 질환, 감염병, 신경·정신과적 질환 같은 급성 및 만성 질환을 증가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건강 영향은 다음과 같다. 폭염이 심한 경우 심·뇌혈관 질환의 이환율이 증가하거나 심혈관 질환, 만성 호흡기계 질환, 대사질환이 있으면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산불은 기관지염 폐렴, 그리고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증가시킨다. 대기오염은 허혈성 심질환, 만성 호흡기계 질환 등이 발생 또는 악화 시키며 호흡기계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의 경우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기온이나 습도의 변화는 비염, 아토피 피부염 그리고 기관지 천식을 발병, 악화시키며 다양한 감염병을 발생시킨다. 또 신경·정신과적 영향으로는 치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의 증상과 정신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수십억 년 남은 ‘지구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위기’가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2022년)에서 “우리는 지금 기후 변화의 지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브레이크 없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에 의해 기후 변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아무리 훌륭한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구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통제 불가능의 뜨거운 ‘지구 응급실’이 될 수밖에 없다.

탄소 배출 제로 정책을 실천하기 위해 개인의 신념과 행동, 실용적인 국가의 정책, 그리고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간 경제적 이해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계적인 합의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건강 이상이 있는 개인은 웨어러블 장치를 통한 건강 상태 모니터링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1회 용품 및 플라스틱 제품 사용 그리고 육식 섭취를 줄이고 건강을 위해 자동차 운전 보다는 가까운 곳은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을 이용 하는 등 작은 일부터 생활화해야 한다. 그리고 환경부 홈페이지 ‘탄소중립 실천 포털’에 있는 에너지 절약, 친환경 소비, 친환경 교통, 자원순환, 흡수원 보호 등을 숙지하여 실천하는 행동이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과 감염예방이 필수적이다. 국가는 폭염, 홍수 같은 재난에 대비한 모니터링과 보건 의료 시스템을 구축 및 점검, 그리고 탄소 중립에 대한 보건 및 건강 교육을 강화해야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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