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수석’ 떠오르는 김주현, 검찰인사-수사 조율 요직 거쳐

장관석 기자 2024. 5. 8. 03: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과 대구지검 근무 1년 겹쳐… ‘김여사 수사’ 총괄 송경호 지검장
金 지청장 시절에 평검사 재직
金, 이원석 檢총장보다 9기 선배
여권선 “검찰인사에도 조언할 것”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윤석열 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이 7일 임명됨에 따라 현재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의 역학 구도도 재편될 조짐이다.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사정(司正) 정보, 민심, 검찰 인사, 공직 인사·세평 검증 등 막강한 권한을 손에 쥔 민정수석실이 부활함에 따라 명실상부한 왕(王)수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무 기능을 강화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중 속에 민정라인과 정무라인의 협력과 경쟁 관계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 여권 “김 수석, 검찰 인사에도 조언할 듯”

김주현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63·사법연수원 18기)은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법무부 검찰국장과 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핵심 요직을 모두 거쳤다. 청와대와 대검찰청의 소통 채널인 법무부 검찰국장 근무 경험을 갖춰 검찰 인사, 수사기관 보고 및 조율을 직접 해 보고, 받아 보고, 중간에서 조율하기도 했다.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와 장악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원석 검찰총장(27기)의 사법연수원 9기 선배다. 한 법조인은 김 수석에 대해 “기존 관례가 아니라 사안을 원점에서 생각하고 근거 법령이 뭔지, 또 이를 어떻게 검토해 나갈지에 대해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특수통 출신인 윤 대통령과 눈에 띄는 근무 인연은 드문 편이다. 1994년 윤 대통령(64·23기)이 대구지검 초임 검사로 근무할 당시 김 수석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61·17기)도 함께 근무했다. 한 부서에서 일하진 않았지만 세 사람의 대구 근무 기간이 1년 정도 겹친다. 김 수석이 2009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재직하면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 수수 사건 수사를 지휘할 무렵, 윤 대통령은 바로 옆 건물인 대검에서 범죄정보2담당관으로 근무했다.

윤 대통령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아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고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당시 김 수석은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윤 대통령이 ‘국정농단’ 특별검사(특검)팀 수석파견검사(수사팀장)로 화려하게 부활한 2016년 김 수석은 검찰 내 2인자인 대검 차장검사를 맡고 있었다. 특검팀 수사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과의 통화 내역이 발견되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김 수석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29기)과도 근무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이 2001∼2002년 안동지청장일 당시 송 지검장은 안동지청 평검사로 근무했다. 이후 송 지검장은 김 수석이 법무부 검찰과장일 때 바로 옆부서인 형사기획과 검사로 일했고, 김 수석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일 당시 특별수사1부 검사로 배치되며 특별수사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민정수석 인사가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총지휘하는 송 지검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는 검찰 인사에 김 수석이 당연히 조언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검찰 인사에 김 수석의 영향력이 일정 부분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송 지검장의 스타일상 검찰 인사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적으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정수석 기능…3기 대통령실 체제 핵심

신임 민정수석은 수사 정보, 민심, 인사 검증 등 주요 국면에서 윤 대통령의 눈과 귀로 기능하며 3기 대통령실 체제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수석은 “앞으로 가감 없이 민심을 청취해서 국정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 정책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민의 불편함이나 문제점 등이 있다면 국정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정기관 컨트롤의 요소로 거론되는 수사 정보 수집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 정보 내용 등은 이미 공직기강이나 법률비서관실이 운영하고 있었다”며 “어떻게 운영할지는 차차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반부패비서관이 신설되지 않더라도 기존 법률수석실 등을 통해 진행된 권력기관 보고,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외부기관 감찰 기능 등이 김 수석 아래에 유지된다.

앞서 김대기, 이관섭 전임 비서실장 체제에서 왕수석으로 불렸던 국정기획수석 제도가 폐지된 상황에서 민정수석실은 집권 3년 차 대통령실 핵심 부서로 기능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는 정무수석실이 선임 수석실로 배치된 가운데 정무라인과 민정수석 라인의 관계나 우위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지켜볼 문제”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