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입법 독주

천남수 2024. 5. 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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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면서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한 것은 총선 민의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다수 야당이 입법 독주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 여당은 국정 난맥상의 원인으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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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면서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한 것은 총선 민의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다수 야당이 입법 독주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며 반발했다.

그동안 정부 여당은 국정 난맥상의 원인으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지목했다. ‘문재인 정부 탓’ 아니면, 거대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이라는 것. 2022년 대선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지만,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당의 협조가 필요했다. 여소야대 국회는 야당과의 협치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던 셈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이라는 이유로 총선 전까지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야당과의 협치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대화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국은 경색됐고,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민생정책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경기침체와 살인적인 물가고에 국민의 고통만 심화됐다.

그 와중에 총선이 치러졌다. 여당은 거대 야당 심판과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는 여당 참패, 야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심판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심판한 것이다. 오히려 입법부를 통해 독주하는 정부·여당을 견제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두고 또다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꺼내 들었다. 이는 국정기조는 옳았지만,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는 윤 대통령의 총선 민의에 대한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이 명령한 것은 국정기조의 변화였지만, 정부·여당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이유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윤 대통령은 “국민은 언제나 옳다”라고 했다.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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