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무덤’으로 향하는 이정후, 장타 쏟아낼까

윤은용 기자 2024. 5. 7. 22: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정후. 게티이미지코리아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지난주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보스턴 원정 3연전에서 3일 연속 홈런성 타구를 날리고도 담장을 넘기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1일에는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보스턴의 5번째 투수 저스틴 슬래튼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높게 들어온 90.6마일(약 145.8㎞) 커터를 그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으로 날아가는 시속 100마일(약 160.9㎞)짜리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타구가 오른쪽 담장 앞에서 아쉽게 잡히며 고개를 떨궜다. 베이스볼서번트가 제공하는 스탯캐스트 자료에 따르면 이 타구는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펜웨이파크, 카우프만 스타디움(캔자스시티), 오클랜드 콜리세움(오클랜드), 내셔널스파크(워싱턴) 4개 구장을 뺀 나머지 26개 구장에서는 전부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2일에는 5회 1사 후 세 번째 타석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82마일(약 132㎞) 스위퍼를 걷어 올려 타구속도 99.4마일(약 160㎞), 비거리 360피트(약 110m)짜리 큰 타구를 날렸으나 역시 우익수에게 잡혔다. 이 타구는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4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었다. 3일에도 1회 첫 타석에서 보스턴 선발 조시 윈코스키의 초구 96.4마일(약 155.1㎞)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향하는 큰 타구를 날렸으나 담장을 넘어가지 못하고 보스턴 중견수 재런 듀란의 글러브에 잡혔다. 타구 속도 103마일(약 165.8㎞), 비거리 400피트(약 122m)가 기록된 이 타구는 샌프란시스코의 홈인 오라클 파크를 포함, 10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상대 수비 정면으로 향하거나 구장 특성으로 인해 워닝트랙에서 아쉽게 잡히는 등 불운에 시달렸던 이정후가 이제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향한다.

샌프란시스코는 8일부터 10일까지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 3연전에 돌입한다. 콜로라도의 홈구장은 ‘투수들의 무덤’으로 익히 알려진 쿠어스필드다.

쿠어스필드는 해발고도 1609m, 마일로 환산하면 약 1마일 높이에 있는 ‘마일 하이 시티’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구장이다.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보니 공기량이 지표면보다 적어 타구가 날아갈 시 공기 저항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 타구가 뜨면 지표면보다 20% 이상 멀리 날아가는 반면, 투수들이 던지는 변화구의 움직임은 20% 가량 줄어든다.

이정후는 지난달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장타를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타구의 질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이정후의 타구 속도는 89.6마일(약 144.2㎞)로 리그 평균인 88.5마일(약 142.4㎞)보다 좋다. 발사각이 9.5도로 리그 평균(12.2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43.2%의 하드 히트 비율은 리그 평균(36.3%)을 훨씬 상회한다.

이정후가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 있긴 하지만, 불운도 상당했다. 7일까지 이정후의 타율은 0.252, 장타율은 0.319인데 기대타율은 0.291, 기대장타율은 0.426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이정후에게도, 샌프란시스코에도 이번 콜로라도 3연전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정후는 그동안 잠잠했던 장타를 노리는 것은 물론, 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멀티히트로 방망이에 붙인 불을 더욱 크게 타오르게 할 수 있다. 직전 필라델피아 원정 4연전을 모두 내주며 4연패 수렁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콜로라도 3연전을 통해 반등을 만들어내야 순위 싸움을 다시 이어갈 수 있다.

이정후.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