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국민의힘 ‘첫목회’ 간사 “보수 재건 위해 이념·노선 논의 필요… 젊은층 목소리 반영을” [세계초대석]
보수 새 방향성 제시 못해 선거 참패
수도권 등 민심 반영하는 정당 돼야
전당대회 룰 50대 50으로 변화 필요
韓 前 위원장은 재정비 시간 가져야
尹대통령, 채상병 특검법 수용해야
연금개혁 등 과제 가열하게 추진을
“많은 분이 첫목회를 보며 미래연대를 얘기하고 과거엔 미래연대 같은 소장파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라 제가 의원직을 맡았던 19대 국회, 즉 12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입니다. 어언 10여년 간 당내에 소장파라든가 참신한 목소리, 혹은 비주류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단 의미죠.”
다음은 이 간사와의 일문일답.
―첫목회 결성 계기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설명해 달라.
“지난 선거들을 보면 2012년도에 152석을 얻었다고 하지만 그때 서울은 48석 중 3분의 1에 불과한 16석인가를 얻었다. 사실은 그때 이미 수도권 위기감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안 됐다. 더구나 2012년 대선을 이겨 버리니 그냥 그대로 흘러갔다. 아시다시피 2016년도 총선에서 참패했고 2016년도 말부터 2017년도까지 탄핵 사태가 있었고 2017년도 대선에서도 참패했다. 2018년도 지방선거, 2020년도 총선 이렇게 수도권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참패를 했다. 그때마다 백서도 나왔다. 그런데 그대로 실행을 안 했다. 그사이에 우리는 수도권에서 계속해서 경쟁력을 잃고 계속해서 영남 중심당을 향해 갔다. 지금 우리가 왜 이렇게 됐냐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는 노선과 이념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없다. 보수 진영 내에서 보수가 새로이 나아가야 될 방향성을 전혀 제시를 못 했다. 저는 그것이 폐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사이에 민주당은 진짜 치열하게 죽기 살기로 본인들의 노선과 이념을 재정립하고 설파하고 조직화하는 노력을 했다. 또 지금 시대에 맞는 미디어를 통해 그 콘텐츠를 유권자, 국민에 전달하며 끊임없이 소통했다. 우리에겐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게 이번 총선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사실은 알고 있었음에도 요행을 바랐는데 결국 요행은 없었고 이제는 새로운 보수를 만들기 위한 치열한 노선 투쟁과 이념 정립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첫목회가 그 역할을 해 보고자 한다.”
―보수 재건을 위해 현시점에서 어떤 게 필요하고 첫목회에선 이와 관련해 어떤 것들을 해 나갈 건가.
“첫목회가 혁신적인 얘기를 하면 ‘왜 자꾸 당내에서 쓴소리하냐’면서 영남 쪽에서 ‘우리도 선거 힘들어졌어’라고 많이 얘기한다. 100% 동의한다. 그런데 왜 힘들어졌나? 전국적으로 인기가 없으니까 영남 선거도 힘들어지는 거다. 영남에서도 20∼40대는 전반적인 큰 흐름 속에 묻혀 가기 때문에 영남 선거도 힘들어지는 거다. 수도권 중심으로 20∼40대에 다가갈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들어야지만 영남 선거도 쉬워지는 거다. 그러니까 수도권 젊은 정치인들의 말을 들어주면 영남 정치인들의 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고 더 공고해진다. 그런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저희가 끊임없이 설득도 하고 콘텐츠와 인물로 보여드리겠다.”
―대중과 언론이 첫목회에 주목하는 이유 중에 구성원 개개인의 스타성도 있지 않나. 스타성을 이어 가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주목을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전당대회 출마 등도 필요할 수 있는데.
“출마할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는 국면 같은데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다. 저는 한 전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제가 만약 그분의 참모였다면 좀 쉬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드렸을 것 같다. 단기간에 굉장히 강렬한 정치 경험을 했는데 그 결과물이 안 좋았던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지금 당대표 선거에 나오는 것보다는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실제로는 자꾸 출마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해 보인다.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채 상병 특검은 받아야 한다. 보수 정당으로서 공무 수행 중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젊은 사병에 대해서 우리가 과연 예우를 차렸나. 병사가 작전 중 목숨을 잃었으면 국가는 철저하게 수사해서 그 한을 풀어 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건 보수당의 가치에 맞지 않는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다른 병사들도 있지 않나.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키러 왔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국가가 어떻게 다루는지가 병사들의 사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확장해서 전체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윤석열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길 바라나.
“지금까지 안 했던 부분들과 미래 비전에 대해 강하게 끌고 나갔으면 좋겠다. 이제 3년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3년이나 남은 거고, 동시에 3년밖에 남지 않은 거다. 연금개혁 같은 과제들을 가열하게 추진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서 투표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하는 ‘조금 더 내고 낸 것보다 더 가져가는’ 연금 개혁안은 미래 세대가 절대로 받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연금개혁을 잘 다뤄 줬으면 한다. 그리고 야당이 얘기하는 25만원 지급에 대해서도 단순히 받자, 말자 얘기하는 게 아니라 대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려운 경제 상황 등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이 면밀하게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 국민에게 다가가 섬세하게 살피는 메시지를 알아듣기 쉽게 냈으면 좋겠다.”
대담=이천종 정치부장, 정리=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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