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와 다른 하천 점용…“명백한 인재”
[앵커]
어린이날 연휴 때 내린 비로 경남 합천의 한 마을이 침수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마을 근처 하천에 공사용으로 설치된 임시도로가 실제 허가와는 다르게 만들어지면서 침수 사태가 일어났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른 키 높이만큼 물이 차 주민 40여 명이 긴급 구조된 마을.
마을 인근 하천이 범람한 것이 원인입니다.
이 하천은 두 개의 지방하천이 서로 직각 방향으로 만나,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 우려가 큰 곳입니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도로공사가 설치한 임시도로가 물길을 막아버린 겁니다.
60m 폭 하천 사이가 거대한 임시도로에 완전히 가로막혀있습니다.
물이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은 지름 1m짜리 관 5개가 전부입니다.
이마저도 나뭇가지와 쓰레기에 막혀버렸습니다.
KBS가 하천 점용 허가 당시, 도로공사가 제출한 도면을 분석해봤더니, 허가와 다르게 임시도로가 설치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2년 전 설계도면에는 수로관 3개를 설치한 다음 50cm 높이로 흙을 덮게 돼 있습니다.
도로 높이는 1.5m로, 물이 불어나도 하류로 흐르도록 설계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도면보다 3.5m나 더 높게 만들어졌습니다.
불어난 물이 도로 위를 넘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1년 전에도 똑같은 피해를 본 주민들은 여러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정민교/농경지 침수 피해 주민 : "자연재해가 아니고 인재입니다. 그렇게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무시를 하고 공사를 해서…"]
합천군도 임시도로가 허가와 다르게 설치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예상된 재해를 미리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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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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