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다 먹게 둘 순 없다”...빅테크 모두 ‘AI칩 전쟁’ 가세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이어 자체 설계
팹리스 업계 위축, 삼성등 파운드리엔 호재
AI 칩은 AI모델 학습과 추론에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AI 추론 칩 성능에 따라 AI 서비스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각종 서비스를 하고 있어 향후 AI 모델 출시에 앞서 자체 칩이 필요한 셈이다.
애플은 앞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시리즈와 맥의 중앙처리장치(CPU)인 M시리즈 반도체에 AI를 처리하는 애플뉴럴엔진(ANE)을 탑재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AI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셈이다.
데이터센터 AI 칩까지 개발에 나선 까닭은 따로 있다. 스마트폰과 PC에서 생성형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AI’는 아직 현실적인 한계를 해결하지 못했다. 속도가 느릴뿐만 아니라 AI의 성능도 뛰어나지 않다.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나 오픈AI의 ‘챗GPT’와 협업해 경쟁사 제품을 아이폰에 탑재하려고 시도한 이유다. 제미나이와 챗GPT는 모두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에 있는 AI반도체를 통해서 작동한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제는 물량 부족이다. 몇 개월전만 하더라도 엔비디아 AI칩인 5000만원대의 H100을 주문해서 받는데 까지 걸리는 ‘리드 타임’이 50주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고객이면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MS,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자체 AI반도체를 설계하는 이유다. 비싸고 주문받기 어려운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신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반면 이날 애플이 AI반도체를 자체 개발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터5(DDR5) 를 비롯한 고부가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전무는 “애플이 AI칩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은 한국과 대만 정도”라며 “결국에는 AI칩 고객사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업계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IT 기업들이 보다 저렴하게 AI칩을 구매해 AI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 전무는 “여러 기업이 AI칩 개발에 나설수록 가격은 낮아질 것”이라며 “AI칩이 필요한 네이버·카카오 입장에선 엔비디아 독점이 해소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인텔, AMD 같은 전통 반도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에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AI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큰 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이 AI반도체를 직접 만들 경우 매출이 줄어든다. 한국 삼성전자가 만들고 있는 AI반도체 마하-1도 결국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판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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