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의 과학기술 NOW] 가보지 않은 길, 불로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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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22년164일을 살고 사망한 프랑스 여성 잔 칼망 씨로 알려져 있다.
오래 살고자 하는 사람의 욕망과는 다르게 모든 것을 다 가졌던 진시황도 불로장생약은 찾지 못했다.
또한 딸기, 사과, 감 등 과일에 들어 있는 피세틴은 또 다른 식물성 플라보노이드로, 특히 고령의 생쥐에서 노화 세포의 수를 감소시키고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에는 치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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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식물성 천연물질 등
노화세포 제거 효과 확인
기술·윤리적 문제들 있지만
인류에 공평한 혜택 돌아가야
현재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22년164일을 살고 사망한 프랑스 여성 잔 칼망 씨로 알려져 있다. 오래 살고자 하는 사람의 욕망과는 다르게 모든 것을 다 가졌던 진시황도 불로장생약은 찾지 못했다. 모든 생명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물학적 기능과 생리학적 기능이 떨어지는 노화라는 현상을 맞이한다. 인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전물질인 DNA에 손상이 누적되고 신체기능이 떨어지며 면역기능도 저하돼 더 많은 질환에 취약해진다. 게놈에 숨어 있던 암 유발 유전자가 활성화돼 암에 걸리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생명공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던 인간은 노화를 되돌리고 수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데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생명과학적 관점에서 노화는 노화 세포의 축적, 텔로미어 길이의 단축,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 DNA 수리 과정의 이상, 세포 대사, 조절 및 신호전달 회로에서 유전자 발현의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원인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세포 기능의 감소뿐 아니라 치매, 심혈관 질환, 암과 같은 노화 관련 질병의 발병률을 증가시킨다. 세포 노화는 일반적으로 세포가 분열을 중단하고 조직에 축적되는 상태다. 세포 노화가 일어나면, 대사물질 이상뿐 아니라 성장인자 방출과 면역반응 조절에도 이상이 생겨 세포주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조직의 기능 장애와 노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노화 세포의 축적은 만성 염증을 증가시키고 대사질환, 심장질환, 암과 같은 질병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세놀리틱스(senolytics)라 통칭하는 항노화 약물치료법은 노화 세포를 특정해 파괴함으로써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발생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받고 있다.
2016년 네이처메디신지에는 Bcl-2 단백질 패밀리를 억제해 주로 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나비토클랙스가 노화 세포의 자연사도 촉진한다고 발표됐다. 원래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항암제인 다사티닙도 이러한 노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고 보고됐다. 작년에는 나비토클랙스가 인간의 노화 피부세포들을 제거함으로써 피부 재생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이러한 화학합성약 외에도 식물의 플라보노이드 계열 천연 물질인 쿼세틴도 항산화·항염·항암 효과에 더해 노화 세포 제거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됐다. 쿼세틴은 많은 종류의 식물들에 의해 생산되며 우리는 양파나 케일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딸기, 사과, 감 등 과일에 들어 있는 피세틴은 또 다른 식물성 플라보노이드로, 특히 고령의 생쥐에서 노화 세포의 수를 감소시키고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에는 치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비록 동물실험이 대부분이지만 이제까지 보고된 항노화제들은 노화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조직 기능을 개선하고, 염증 수준을 감소시키며, 폐 기능과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전반적인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인간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항노화제는 노화 관련 질병을 예방하고 고령자의 정신적·육체적 능력을 향상시킬 잠재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노화제 치료법 이외에도 유전학적·후성유전학적 조작과 텔로미어 단축 조절 등 다양한 역노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노화를 되돌리는 것은 많은 기술적·윤리적 도전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윤리적 문제 없이 인류에게 공평하게 혜택이 가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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