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필 때 떠난 한동훈, 올 여름 여의도로 돌아올까

민동훈 기자 2024. 5. 7. 17: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공동취재) 2024.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이르면 7월쯤 열릴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 자리에 도전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이 함께 일했던 비상대책위원 및 당 사무처 직원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지면서 사실상 정치적 행보를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에선 최근 친한계 인사를 중심으로 총선 패배의 책임을 한 전 위원장에게 지우고 당대표 출마를 막으려는 당내 여론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 영입인사 1호이자 첫목회 창립멤버인 박상수 인천 서갑 조직위원장은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총선 패배가 한 전 위원장의 이·조 심판론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개헌저지선까지 붕괴되려 할 때 전통적 지지층을 총결집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우리가 민주당보다 쓸 수 있는 자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원인으로 삼는 것이 맞다"고도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의 개인 팬클럽 카페를 자처하고 있는 '위드후니'엔 지난 3일 시작된 국민의힘 총선 백서 TF의 패인 분석 설문조사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설문조사 항목 중에 한 위원장의 주요 선거 전략인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이나 '한동훈 원톱 선거대책위원회 체제'의 실효성을 묻는 질문이 포함돼서다. 이를 두고 한 전 위원장 지지자들은 '총선백서로 한동훈 죽이기에 앞장서나' ' 한동훈 밟기가 취미인 국힘 중진들 정치 더럽게 하네' 등과 같이 가시돋친 비난을 이어가는 중이다.

일단 당내에선 최근 한 전 위원장의 행보가 정치 재개로 읽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지난달 16일에는 함께 총선을 치른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했고, 지난 3일에는 사무처 당직자 20여명과 저녁을 먹기도 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 요청을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한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선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르면 다음달 말이나 7월초쯤으로 예상됐던 전당대회의 개최시점에 대해 "무리하지 말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준비에) 필요한 최소 시간이 40일"이라며 "6월말이면 5월20일부터는 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 전 위원장 팬클럽엔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투표를 할 수 있는 책임당원이 되기 위해선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1년 기준으로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실적이 있어야 하는데, 당비 납부일이 매달 1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10일까지 당원에 가입하면 7월10일 이후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의 팬클럽인 위드후니는 2020년 7월 개설돼 총선 전까지 1만8000명이었던 카페 회원수는 오히려 선거 참패 후 이날까지 4만34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한 전 위원장의 등판이 가시화될 경우 당내 세력으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 백서 TF 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TF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5.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다만 여전히 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조기 등판 시나리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선거 참패의 후유증으로 당이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긁어서 꽝이 나온 복권을 왜 다시 긁어야 하는 거냐"며 "한동훈 전 위원장을 이번에 겪어보니까 약점이 뭔지 다 노정(露呈·드러남)됐지 않나. 변하지 않는 한 전 위원장은 똑같은 약점을 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도 이날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요새 기사들을 보면 한 전 위원장이 언제 등판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가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가다듬고 나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 템포 쉬고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당분간 국민의힘 비대위 구성 상황 등을 살펴보며 당대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은 누가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들어갈지를 봐가며 등판(당대표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아직 전당대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향후 당심은 물론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선) 중요한 변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