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여론 잠재우려 1370억원 뿌렸다”…철옹성 같던 美유대계 ‘균열’ 조짐 [World & Now]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5. 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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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대학에서 시작한 반유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 내용 역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공격을 비판하는 것에서 이스라엘을 감싸고도는 미국 내 친유대계, 더 나아가 미 정부로까지 번지는 중이다.

미국 내 기성 유대계는 반유대 등 이스라엘 문제의 근원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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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같던 유대계 변화 눈길
청년층 “표현 자유 존중해야”
소수지만 反유대 시위 참여도
기성세대 “이해 안되는 행동”

미국 동부 대학에서 시작한 반유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 내용 역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공격을 비판하는 것에서 이스라엘을 감싸고도는 미국 내 친유대계, 더 나아가 미 정부로까지 번지는 중이다.

‘텐트 농성’ 벌이는 美 컬럼비아대 학생들 [뉴욕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되 질서는 지키라”는 원론적인 메시지로만 대응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반유대 시위는 유대 세력과 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예를 들어 반유대 시위 학생들은 대학에 이스라엘 돈을 받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대계의 막강한 자본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표현인 것이다.

이에 대해 유대계는 시위 학생들을 학내에서 몰아내고자 하고, 해당 대학 총장의 퇴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시위 학생들의 유대계 기업 채용도 불가하다는 방침이다. 시위 학생들이 두건과 마스크를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미국에서 유대계의 힘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하다. 대표적인 조직이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연구회(AIPAC·에이팩)다. 반유대 시위 학생들이 에이팩 반대 구호를 외칠 정도다.

에이팩은 1949년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강화하고 촉진하기 위해 결성된 미국 내 핵심 유대 로비단체다. 막대한 자금력과 영향력으로 미국 정치권을 좌지우지한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에이팩은 올해 미국 의회 및 대선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에 맞서기 위해 1억달러(약 1370억원)를 뿌리고 있다. 예를 들어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 선거에 뛰어든 한국계 데이비드 민 씨는 에이팩으로부터 400만달러(약 55억원)에 달하는 낙선 광고 공격을 받았다. 단지 그가 이스라엘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러나 철옹성 같던 유대계도 최근엔 세대 갈등으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반유대 시위대 중 극히 일부지만 유대계 학생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젊은 진보적인 유대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부모나 전통 유대계에서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인 것이다.

에이팩에서 활동한 바 있는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협회 대표는 “미국 내 유대계의 결속이 제너레이션 갭(세대 차이)으로 인해 처음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따라 유대계의 영향력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내 기성 유대계는 반유대 등 이스라엘 문제의 근원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지목하고 있다. 가자 사태 등에서 너무 독단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이유다.

유대계 젊은 표의 결집을 위한 논리이기도 하다. 유대계를 대표하는 미 정치인 척 슈머 상원의원이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윤원섭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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