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소수민족부대, 서쪽 군부 기지 점령…“포로 수백명 붙잡아”
쿠데타 이후 전국적인 무장 저항에 맞부딪힌 미얀마 군부가 서부에서도 주요 거점을 잃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은 전날 서부 라카인주에서 미얀마군 지역 사령부를 점령하고 포로 수백명을 잡았다고 밝혔다.
아라칸군은 인도 및 방글라데시와 가까운 미얀마군 기지를 빼앗아가며 국경 일대를 장악하고 있다. 아라칸군은 지난 3일 라카인주 북부 마웅도에서 국경수비대 본부를 점령했고, 이번엔 라카인주의 주도 시트웨에서 북쪽으로 약 90㎞가량 떨어진 부티다웅의 군사령부도 점령했다. 주도 시트웨는 아직 군부가 통제하고 있다.
아라칸군은 성명을 내 “약 2주간 이어진 공세 끝에 사령부를 점령했다. 무기와 탄약, 군사 장비와 항복한 포로들을 포획했다”고 밝혔다. 아라칸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포로로 잡힌 군인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 약 300명의 남성이 들판에 앉아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아라칸군은 미얀마에서 가장 강력한 소수민족 무장단체 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말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과 함께 ‘형제 동맹’이란 이름으로 손을 맞잡고 군부를 상대로 대규모 반격을 개시했다. 이를 기점으로 미얀마의 반군부 민주 세력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사기가 올라간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까지도 각지에서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군부를 상대로 전과를 올렸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카친독립군(KIA)도 지난 5일 미얀마 최북단 푸타오 지역 숨푸라붐 마을을 장악했다. 지난달에는 태국과 맞닿은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에서 카렌민족연합(KNU)이 여러 거점을 빼앗자 군부가 인력과 물자를 국경 너머 태국으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당시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족민주동맹(NLD) 정부를 전복시키고 정권을 탈취했다. 이후 미얀마는 민주 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여러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군부를 상대로 무력 투쟁을 벌이는 사실상 내전 상태로 접어들었다. 사태가 길어지며 수세에 몰린 군부는 최근 징병법을 시행하며 인력 확충에 나섰다.
버마정치범지원협회(AAPP)의 집계를 보면, 쿠데타 이후 군부에 살해된 이들은 지난 6일 기준 4967명에 달한다. 총 2만6626명이 체포됐으며 이중 2만411명이 여전히 구금돼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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