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연휴 울린 ‘5월 큰비’…원인은 ‘습한 남풍’

신소윤 기자 2024. 5. 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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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부터 내린 비가 7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오락가락 이어지는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오후에서 밤 사이 소강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이번 비는 5~6일 전국 곳곳에서 5월 일강수량 극값을 경신하는 등 봄철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이 내렸는데, 그 원인으론 남풍을 타고 올라온 수증기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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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압과 저기압 맞물리며 남쪽 수증기 끌어올려
남쪽 산지 지형 영향…일강수량 최고 극값 기록
6일 비가 내린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한 아이가 우산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날부터 내린 비가 7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오락가락 이어지는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오후에서 밤 사이 소강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이번 비는 5~6일 전국 곳곳에서 5월 일강수량 극값을 경신하는 등 봄철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이 내렸는데, 그 원인으론 남풍을 타고 올라온 수증기가 꼽힌다.

5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려 경남 남해는 242.1㎜(종전 극값 1985년 5월5일, 188.5mm)로 5월에 내린 비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경신했고, 진주(143.3㎜), 전남 순천(154.1㎜), 완도(139.0㎜) 등도 5월 일강수량 최고 극값을 경신했다. 제주도는 4일부터 6일 새벽까지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지를 중심으로 삼각봉(980㎜), 한라산 진달래밭(962.5㎜) 등지에서 누적강수량 1000㎜에 육박하기도 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동쪽으로 고기압이, 서쪽으로 저기압이 한 세트로 지나갔는데 고기압 후면부에 저기압이 빠르게 접근하면서 그 사이로 남풍이 강하게 들어오며 비가 내렸고, 이어서 저기압 본체가 가진 비구름이 영향을 줘 비가 지속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저기압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두 기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남쪽의 습한 공기를 강하게 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남풍이 강해지면 남쪽에서 들어오는 따뜻한 공기와 기존 공기가 충돌하면서 온도 차로 비구름이 만들어진다. 우 통보관은 “남풍에 수반되는 비는 산과 충돌하면 상승 작용이 일어나 지형 효과가 두드러지는 특성이 나타난다”며 지리산 부근과 제주도 중산간 등에 많은 비가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기상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가 이번과 같은 폭우에 연료 역할을 한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1.07도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 대기 습도가 높아져 비가 와도 더 많이, 강하게 내릴 수 있다. 높은 해수면 온도는 기압계에도 영향을 줘 비를 장시간 지속하게 할 수도 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일본 북쪽에 있는 고기압에 온대 저기압이 가로막혀 못 빠져나가는 바람에 일종의 (벽과 같은) ‘블로킹’ 현상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8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에 중부지방부터 차차 맑아져 9일까지는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말인 11일부터는 다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12일에 오전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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