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예술계서도 영향력 막강… “2030과 잦은 충돌” [4050 그들은 누구인가]

염유섭 기자 2024. 5. 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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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관·재계 ‘주류’로
22대 국회 당선인 중 60% 차지
국내 30위권 기업 임원은 91%
‘천만 영화’ 감독서도 비중 높아
사회 전 영역에서 기득권 형성
이익 대변하는 범진보 힘 실어
실용주의적 MZ들과 마찰 빚어

주요 선거마다 범진보 정당에 표를 몰아주며 ‘진보 블록’을 형성한 40∼50대가 대한민국 정·관·재계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실용주의적이고 리버럴한 성향의 20∼30대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이번 4·10 총선에서 당선돼 제22대 국회에 입성할 당선인 중 20∼30대는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40∼50대는 60%에 육박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에선 그 비중이 70%에 육박하며 진보 정당의 40∼50대 ‘과다 대표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정부 부처 장·차관, 국내 대기업에서 고위 간부·임원 자리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주류로 자리 잡은 40∼50대가 큰 정치적 효능감 외에도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진보 정당에 표를 던진다고 진단하면서 20∼30대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 기득권 차지하며 과다 대표 된 4050…2030과 충돌 양상 = 문화일보가 정치인·교수 2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40∼50대가 우리 사회 각 분야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아래 세대인 20∼30대와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곳곳에서 부딪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20∼30대 후보는 총 14명으로 전체의 5% 미만이다. 반면 당선된 40∼50대 후보 비중은 월등히 높았다.

특히 범진보 정당인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조국혁신당의 경우 67.9%, 범보수 정당인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개혁신당은 46.8%를 기록했다. 보수 정당보다 진보 정당에서 40∼50대의 과다 대표 현상이 두드러졌다. 40∼50대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37.5%를 차지하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4050 세대는 일종의 정치적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결속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누린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홍 소장은 “노동시장을 두고 4050 세대와 2030 세대는 대립 관계”라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확대 재생산하는 가운데, 20∼30대는 노동시장에 진입도 못 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취직 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20∼30대 정치적 목소리 키울 듯 = 40∼50대의 영향력 확대는 자연스럽게 이들과 대립하는 20∼30대의 정치적 목소리를 키우는 반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국민의힘 대표로 30대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취임하고, 정치권에서 ‘이대남’(20대 남성) 열풍이 분 것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젊은 세대는 실용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선거 국면에 따라 좌로 갈 수도 우로 갈 수도 있는 스윙보터”라며 “이른바 ‘BMW 세대(비즈니스·머니·웰빙)’로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탈(脫)정치·친(親)민생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어 “기성세대들이 여전히 정치 이슈와 이념적인 것에 관심을 둔다면, 2030 세대는 취업·결혼 등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힘들어하고 있기 때문에 갈등 폭이 과거보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세대 문제가 우리 사회 갈등의 뇌관”이라며 “2030 세대와 4050 세대가 인구 비대칭 문제, 조세 공정성 문제, 복지 분배 정책 등을 두고 더욱 대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류로 자리 잡은 4050, 이익 대변하는 범진보에 힘 실어줘 = 문화일보가 국내 시가총액 1∼30위 기업 임원을 조사한 결과, 전체 3685명 중 91.1%인 3357명이 40∼50대였다. 또 행정 각부·독립기관·대통령 직속기관 등 총 42개 기관 및 산하기관 내 장·차관 인사 140명 중 40∼50대는 68명으로 48.5%에 달했다. 국내 1000만 명 관객을 모으며 문화예술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화감독 18명 중 40∼50대 비중도 14명인 77.8%에 달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는 “50대의 경우 산업구조·기업 문화 등이 급격히 변하면서 앞선 세대들이 빠르게 퇴장했다”며 “이들이 앞선 세대들을 대체하면서 각 조직·영역에서 임원과 간부로 올라가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주류로 자리 잡은 40∼50대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투표 경향을 보인다”며 “문 정부 시절 정년 연장·주 52시간 제도 도입 등은 이미 자리를 잡은 40∼50대가 큰 혜택을 입었다”고 말했다.

염유섭·강한·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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