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감시 ‘한미일 기구’ 시급성[포럼]

2024. 5. 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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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일본 등 유엔 50개 회원국은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끝난 지 하루 만인 지난 1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009년 설치된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며 핵을 개발하고 그 우방들이 북한과 불법적 수출입 및 금융 거래 등을 해온 사례를 조사, 폭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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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유엔 50개 회원국은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끝난 지 하루 만인 지난 1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 요지는,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접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한미일 주도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할 대체기구를 설립하는 일이다.

전문가 패널은 대북 제재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제재 위반 혐의를 추적·조사하는 데 특화됐는데,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4월 30일 임기가 끝났다. 일각에서는 대북 제재를 감시할 카메라를 러시아가 부쉈다고 해석했다. 사실상 범죄자가 CCTV를 파손한 격이다. 지난 2009년 설치된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며 핵을 개발하고 그 우방들이 북한과 불법적 수출입 및 금융 거래 등을 해온 사례를 조사, 폭로해 왔다.

2022년 위성사진을 판독해 북한이 2018년 파괴된 풍계리 핵시설을 복원하는 정황과 2020년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의 ‘외화벌이’ 및 사이버 해킹 등을 밝혀내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였다. 각종 제재를 위반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고급 외제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명품 가방 등이 북한으로 유입된다는 사례도 찾아내 발표함으로써 김정은과 측근들을 압박하는 역할도 했다.

러시아가 전문가 패널 임기를 종료시킨 것도 패널의 혁혁한 감시 역할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포탄 100만 발, 최신 미사일 수십 발 등 무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과의 모든 무기 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정면 위반이다.

그동안 전문가 패널은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유엔 상임이사국과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8국이 파견한 전문가 8명으로 구성·운영돼 왔다. 전문가 패널이 해체되면서 한국과 미국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제재 위반 현황을 개별적으로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북한과 러시아 등에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치부해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응 방안으로는 부족하다.

대체기구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대체기구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뿐만 아니라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등 ‘서방+α’ 국가의 호응을 끌어내야 한다. 다음은, 독립 기구를 유엔총회 산하 또는 유엔 외부에 설치하는 방식과 우방 중심의 메커니즘을 만드는 방식 등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비록 중·러의 거부권이 있지만, 국제사회의 경각심과 주의 환기를 위해서는 유엔 내부 설치가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대체기구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중·러가 다른 말을 할 수 없도록 북한이 제재를 어기고 있다는 확실한 팩트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확대해야 한다. 확실한 물적 증거 확보를 위한 한미일의 정보협력 공동체(intelligence community)의 가동은 매우 중요하다. 대북 제재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표현대로 북한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다. 모래주머니가 터질 경우 거침없는 북한의 행보는 핵무기를 앞세워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흔들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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