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가뭄’ 공격수 심경 이해하는 제주 김태환 “부담 갖지 않길, 믿는다”[현장인터뷰]

제주 유나이티드의 김태환.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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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의 ‘믿을맨’ 김태환(24)은 공격수의 심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제주 사이드백 김태환은 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1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1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어느 때보다 소중한 골이다. 제주는 앞서 4연패를 당했다. 임채민, 최영준, 연제운, 진성욱, 김건웅 등 핵심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분위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자칫 2009년 이후 15년 만에 5연패에 빠질 위기였다.

제주는 공격을 주도했지만 좀처럼 대구 골문을 열지 못했다. 유리가 무려 7회나 슛을 시도하는 등 기회를 잡았지만 골대를 때리거나 골키퍼 오승훈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이번시즌 제주에서는 유리가 3골을 넣고 있지만 서진수가 무득점에 그치는 등 공격수의 저조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흐름을 깬 선수는 김태환이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공을 잡은 그는 강력한 왼발 감아 차기 슛을 시도했다. 공은 수비수를 살짝 맞고 굴절된 뒤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제주가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이 골로 제주는 연패를 끊었다. 승점 13을 확보하며 7위에 올라섰다. 어린이날을 맞아 1만 관중이 입장한 축제 분위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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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울산HD전에 이어 벌써 2골을 넣은 김태환은 “연패를 당하는 상황에서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홈에서 꼭 승리하고 싶었는데 이겨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학범 감독은 승리에도 “수비수들이 골을 넣고 있다”며 공격진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태환은 매탄고 시절, 그리고 수원 삼성에 있을 때 공격수를 맡은 적이 있다. 골을 넣지 못하는 공격수의 심경을 잘 안다. 그는 “공격수가 골을 넣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다고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한 골만 터지면 계속 넣을 수 있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믿는다. 부담을 안고 있을 텐데 잘해줄 것으 생각한다”며 믿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경기에 들어가면 항상 기회가 있을 때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비 역할을 하니 (무실점으로) 팀 승리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지만 준비되면 언제든 득점할 수 있다. 오늘 같은 위치에서는 늘 자신감이 있다”면서 골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수원에서 자라고 프로로 데뷔한 김태환은 지난 겨울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제주 생활에도 새롭게 적응하는 중이다.

김태환은 “적응하고 있다. 제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생활하는 게 확실히 많이 다르긴 한데 앞으로 차차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경기 일정이 많아 준비만 하느라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엔 1만33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번시즌 제주 최다관중 경기다. 김태환은 “경기력이 좋으면 팬도 더 많아질 것이다. 이겨야 더 많이 오실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 더 노력해서 많은 관중이 오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