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중 미군에 끌려간 어머니…전시 성폭행 증언한 99세 할머니[피플in포커스]

정지윤 기자 2024. 5. 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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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 대전이 벌어지던 1944년,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에이미 헬라우다이스 오노레의 딸 에이미 뒤프레(99)가 80년 만에 입을 열어 당시의 참상을 세상에 알렸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뒤프레는 1944년 세계 2차 대전 당시 어머니 오노레가 미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기록한 편지를 공개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군이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은 자명하지만, 당시 피해 여성들은 증언을 꺼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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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어머니가 미군 2명에 성폭행 당해
전시 성폭행 미군 152명 재판 회부…처벌은 흑인 병사에게만
마리-아닉-살론이 프랑스 북서부 르 드레네크 지역에서 미군 성폭행 피해자인 어머니 카트린 투르넬렉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4.03.14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세계 2차 대전이 벌어지던 1944년,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에이미 헬라우다이스 오노레의 딸 에이미 뒤프레(99)가 80년 만에 입을 열어 당시의 참상을 세상에 알렸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뒤프레는 1944년 세계 2차 대전 당시 어머니 오노레가 미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기록한 편지를 공개했다.

뒤프레에 따르면 오노레는 프랑스 브리타니 몽투르 마을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던 평범한 여성이었다. 그해 6월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미군과 영국군, 캐나다군 등으로 이루어진 연합군이 상륙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오노레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환희를 만끽했다.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는 희망도 잠시, 8월 10일 저녁 미군 2명이 뒤프레의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에 찾아 들었다. 군인들은 오노레의 남편이자 뒤프레의 아버지에게 총구를 겨누며 협박했고, 당시 19살이었던 뒤프레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오노레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군인들과 함께 집을 나섰고, 군인들은 들판에서 돌아가며 강간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뒤프레는 "당시 그들은 술에 취해 있었고 여자를 원했다"며 "어머니는 저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밤에 어머니를 강간하는 동안 우리는 어머니가 살아 돌아올지, 아니면 총에 맞아 죽을지 모른 채 기다리기만 했다"고 증언했다.

과거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군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자 캐서린 투르넬렉에 대해 증언한 캐서린의 언니 잔느 투르넬렉. 2024.03.14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군이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은 자명하지만, 당시 피해 여성들은 증언을 꺼려왔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군의 전쟁 성범죄를 연구한 미국의 역사학자 메리 루이스 로버츠는 "1944년부터 1946년까지 미군이 머무르는 동안 일어난 수백, 수천 건의 강간이 일어났지만 알려지지 않았다"며 "수치심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침묵을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1944년 10월 노르망디 전투에서 승리한 뒤 미군은 프랑스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152명의 병사를 재판에 회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유죄 판결을 받은 군인들은 대부분 흑인 병사들이었고, 이를 희생양으로 삼아 많은 백인 미군의 평판을 보호했다고 로버츠는 비난했다.

당시 미군이 프랑스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해 병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등 국가가 성적 자극을 이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미 육군 신문 '스타즈 앤 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에는 미군에게 키스하는 프랑스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우리가 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거나 "프랑스인들은 양키스에게 열광한다"는 선전 문구가 적혀있기도 했다.

로버츠는 2013년 '군인은 무엇을 하는가: 제2차 세계대전 프랑스에서의 섹스와 미국 군인'이라는 이름의 저서를 발간한 후 거센 부정적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우리가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더라도 좋은 전쟁과 좋은 군인에 대한 이상을 잃고 싶지 않아 제 책에 분노했다"고 역설했다.

AFP는 이 문제에 대해 미국 국방부로부터 공식 논평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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