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꽃피지 못한 유망주, 2군행, 그리고 복귀 후 맹타…롯데 고승민은 답을 찾고 있다

김하진 기자 2024. 5. 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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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타격하는 롯데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에서 최근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를 꼽으라면 내야수 고승민(24)을 떠올리게 된다.

롯데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연승을 이어가는 동안 고승민의 타격감은 절정에 올랐다. 3경기 동안 고승민은 13타수 7안타 2타점 타율 0.538 등을 기록하며 롯데 선수들 중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이번 3경기 뿐만이 아니다. 2군에서 복귀 후 계속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중이다.

고승민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이 됐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지 못했고 4월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말소되기 전까지 성적은 30타수 5안타 타율 0.167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26일 다시 1군에 올라온 뒤 타율은 0.545에 달한다. 장타율은 무려 0.818이다. 12개의 안타 중 2루타가 3개, 3루타가 1개 등 장타가 4개다. 복귀 후 7경기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안타를 생산했으며 그 중 4경기는 멀티히트를 쳤다. 지난 4일 삼성전에서는 6타수 4안타를 몰아쳤다.

고승민은 북일고를 졸업한 뒤 2019년 2차 1라운드 8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 순위가 높은 만큼 큰 기대를 받았다. 롯데 내야를 지킬 재목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롯데가 주목했던 부분은 고승민의 장타 능력이었다. 당시 구단은 중장거리형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롯데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러나 고승민은 좀처럼 꽃피지 못했다. 데뷔 첫 해인 2019시즌 30경기에서 타율 0.253 6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그 해 시즌을 마치고 현역으로 군입대를 하며 잠시 팀을 떠났다.

이후 잦은 포지션 변경이 이뤄졌다. 입단 전에는 2루수도 나섰지만 전역 후에는 외야수를 겸업했다. 고승민의 재능을 살리려면 경쟁이 치열한 내야보다는 외야수 겸업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92경기 타율 0.316으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홈런도 5개나 쳤다.

지난해에는 이대호가 은퇴한 뒤 빈 자리가 된 1루수 수비도 맡았다. 이전 해와 비슷한 94경기에 출전했지만 타격 모든 지표가 떨어졌다. 타율이 0.224에 그쳤다. 고승민으로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은 생겼지만 다르게 말하면 어떤 포지션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것과 같았다.

올시즌을 앞두고 고승민은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2루수로 시즌 개막을 준비했다. 그러나 또 변수가 생겼다. 김민석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좌익수로 투입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고 결국 혼돈 속에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2군행이 고승민에게는 반등의 계기가 됐다. 이병규, 이성곤 코치와 연습을 많이 하면서 다시 1군에 올라갈 그 날을 기다렸다. 퓨처스리그 11경기에 출전하면서 감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다시 1군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고승민은 자신이 원했던 2루수 수비를 맡을 수 있었다. 부상으로 빠졌던 김민석이 복귀했고 고승민이 2루수만 맡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으면서 타격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2루 수비를 하는 롯데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고승민이 쳐주기 시작하자 롯데도 공격의 활로가 뚫렸다. 롯데는 선발 투수가 15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NC와 함께 10개 구단 중 가장 많지만 NC는 2위를 기록하고 있고 롯데는 10위다. 롯데가 타선이 워낙 안 터졌기 때문이다. 고승민이 살아나자 기존 타선을 지키고 있던 전준우, 정훈, 빅터 레이예스 등의 타격이 더욱 힘을 받으면서 타선 전체가 살아났다.

고승민의 달라진 마음가짐도 팀 분위기를 반영한다. 구단 관계자는 “고승민이 자기 나이 또래 선수들이 잘 해야 팀이 반등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롯데는 고승민, 나승엽, 윤동희, 김민석 등 또래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의 활약해줘야 경기의 향방이 달라진다.

고승민은 어느덧 프로 데뷔 후 6년차를 맞이했다. 데뷔 후 바로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적지 않게 혼란스러웠던 과정을 겪은 뒤 결국 답을 찾아가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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