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레이더도 고성능 로켓도 ‘메이드 인 구미’… K-방산 메카로 뜬다[로컬인사이드]

박천학 기자 2024. 5. 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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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인사이드 - 대기업·中企 180여곳 집적… 방산도시로 급부상
LIG넥스원, 방호체계구축 집중
‘한국형 아이언돔’ 조립장 운용
한화시스템은 해군무기에 주력
자율무인잠수정 실전 투입 예정
4년새 2조5804억→4조834억
방산 매출액 58.2%나 급신장
LIG넥스원 경북 구미하우스에서 생산한 중거리지대공미사일 ‘천궁’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구미=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 구미시가 최첨단 무기체계를 양산하는 방위산업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방산 매출액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다 지난해 4월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된 이후 국내 방산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반도체산업에 이어 구미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7일 구미시와 각 업체에 따르면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등 글로벌 방산 수출을 선도하는 대기업 사업장과 180여 개 방산 중소벤처기업이 집적돼 있다. 방산 매출액은 2018년 2조5804억 원에서 2022년 4조834억 원으로 58.2% 급신장했다. 또 같은 기간 고용 인원도 6091명에서 8008명으로 31.4%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LIG넥스원은 우리 군이 운용하는 다수 무기체계 양산을 담당해온 구미하우스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인프라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군사 중요시설 등을 방호하기 위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요격체계 ‘전용 조립·점검장’으로 지난 1월 완공했다. 장사정포요격체계는 고속의 다표적 대응을 위한 탐지·추적 기능 및 교전통제 역량을 갖춘 최첨단 무기체계다.

무인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구미하우스에 ‘미래전 핵심 무기체계’인 무인 수상정 전용 체계 통합 시험동을 준공해 해군이 추진 중인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의 완벽한 구현에 나섰다. LIG넥스원은 앞서 지난 2015년 연안 감시정찰용 무인 수상정 ‘해검’ 개발에 성공했으며 레이더체계 종합시험장, 함정과 잠수함에 탑재되는 모든 무기체계의 센서를 시험 운용할 수 있는 수조시험장도 구축했다.

아울러 LIG넥스원은 탄도탄과 항공기 등 공중 위협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Ⅱ’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에 착수해 시험평가 등 다수 요격시험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했으며 2018년부터 양산 중이다. LIG넥스원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을 중심으로 전 세계 최대·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방산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비궁은 해상 이동 표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미 2016년에 개발을 완료했다. 미국 주도 해상 연합훈련인 환태평양훈련 림팩(RIMPAC) 현장에도 소개돼 높은 관심을 받았다. LIG넥스원은 주력사업인 유도무기 등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신규 제조시설 구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 연구원들이 차기 호위함 배치Ⅱ 전투체계 시험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이와 함께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7월 구미국가산단 내 8만9000여㎡ 부지에 신사업장을 착공했다. 해양 무인체계·함정 전투체계·전술정보통신체계(TICN)·통합전장시스템·항공전자·레이더 등 주요 방산장비를 비롯한 수출품목 및 신사업 생산시설로 구축된다.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에는 해양연구소가 있으며 해군의 다양한 함정에 탑재된 전투체계부터 해양 무인체계에 이르기까지 미래 전장에 대비한 해군 전투력 강화는 물론 수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차세대 첨단 고성능 전투체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00년 이후 ‘함정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CMS)를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해 국산화하고 있다. 해군의 고속전투함·대형 상륙지원함·훈련함·구축함·호위함·잠수함 등 다양한 수상·수중 함정에 모든 전투체계를 공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전투체계가 탑재된 필리핀 최신예 호위함 ‘호세리잘함’도 수출했다. 국내 유일하게 해양 무인체계 모든 라인업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해군시험평가에 합격한 자율 무인잠수정도 개발해 실전에 활용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인간과 대등한 수준의 교전 임무 수행이 가능한 ‘군집 무인 수상정 운용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로 K-방산을 주도하는 양대 대기업이 구미에 포진하는 가운데 구미시는 지난해 4월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을 계기로 오는 2027년까지 구미국가산단에 총사업비 499억 원을 투입해 △첨단방위산업진흥센터 건립 △방산특화 연구·시험·실증 테스트베드 구축 △‘대학-기업-연구소’ 방산특화개발연구소 설립을 통한 인력양성 및 연구·개발(R&D) 등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시는 지역 방산 활성화를 위해 방산 부품연구원, 방산 관련 시험평가기관 등 연구기관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방산 대기업의 연이은 투자 등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4대 방산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구미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방산 생태계 조성과 수출 경쟁력을 높여 방산 선도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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