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 배구-농구 모두 종료, '명가의 자존심 회복'으로 해피엔딩

김성수 기자 2024. 5. 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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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프로배구-프로농구 남녀 리그가 모두 종료됐다. 치열했던 여정의 끝에서 정상에 오른 팀들은 모두 '자존심을 회복한 명가'였다.

부산 KCC는 5일 오후 6시 경기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5차전 수원 kt와 원정경기에서 88-7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프로농구 우승팀 부산 KCC. ⓒKBL

KCC는 이로써 역대 6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달성했다. 2010~2011시즌 이후 13시즌만의 우승이며 정규리그 5위팀 최초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거둔 사례로 남았다.

허웅, 라건아,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국대급 자원들이 모인 KCC는 '슈퍼팀'이라는 별명과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비록 초반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주춤했지만 5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6강 PO에서 서울 SK, 4강 PO에서 무려 정규 1위 원주 DB를 격파했다. 그리고 이날 kt까지 쓰러뜨리며 한국 남자 프로농구 최초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이룬 정규리그 '5위' 팀이 됐다.

물론 '슈퍼팀'이라는 호칭을 들으며 정규리그 5위에 그친 것은 KCC에 상처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승 사령탑 전창진 KCC 감독은 "선수들 역시 정규리그 5위라는 성적을 창피하게 느꼈다.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모은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또한 "정규리그 중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음에도 지면 '슈퍼팀의 패배'라고 불려서 마음이 아팠다. 이런 구성원이 만들어지기 쉽지 않기에 결국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상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돌입 4~5일 전에 모두 모여 열심히 한 것이 우승이라는 결과로 나왔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6회 우승에 빛나는 KCC는 울산 현대모비스(7회) 다음으로 왕좌의 오른 경험이 많은 한국 남자 프로농구 명문팀이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11회로 해당 부문 최다 기록 역시 보유하고 있다.

KCC는 2010~2011시즌과 이번 시즌 사이 플레이오프 6회, 챔피언결정전 2회 진출을 이루며 꾸준하게 호성적을 내왔지만 우승에 번번이 실패했다. 올 시즌도 정규리그 5위였기에 우승이 쉽지 않아보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슈퍼팀의 조직력을 완성시킨 전창진 감독의 지도력 아래 기념비적인 우승을 달성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여자프로농구 우승팀 아산 우리은행. ⓒ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아산 우리은행이 청주 KB를 꺾고 리그 최다인 13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위였고 1위 KB에는 박지수라는 탈리그급 센터가 버티고 있어 '언더독의 반란'은 쉽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시리즈 내내 박지수 더블팀 수비를 가져가며 상대 에이스 봉쇄에 성공했고, 팀에 통산 13번째 우승을 안겼다. 명가의 노련함이 정규리그 1위팀마저 꺾었다.

흥국생명과 함께 V-리그 여자부 최고 인기팀인 현대건설은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에도 두 번이나 정규리그 1위(2019~2020, 2021~2022)를 달성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시즌 조기 종료 및 플레이오프 미개최로 5라운드 순위 기준 1위를 확정했음에도 왕위에 오르지 못했다. 직전 2022~2023시즌에는 초반 15연승으로 1위를 독주하다 뒷심 부족 탓에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고, 플레이오프에서 정규 3위 도로공사에게 밀려 챔피언결정전 구경도 못했다. 양효진과 현대건설의 정상 도전도 마지막 우승 이후 올해로 8년째, 통합우승은 13년째였다.

그랬던 현대건설이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후 흥국생명을 맞이해 3전 전승을 거두며 깔끔하게 왕좌를 차지했다. 흥국생명과의 정규리그 홈 맞대결에서 3전 전패를 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홈에서 열린 챔프전 1,2차전을 모두 가져왔다. 이 기세를 3차전 원정까지 몰고 가 꿈에 그리던 통합우승을 이뤘다.

여자프로배구 우승팀 현대건설. ⓒKOVO

V-리그 남자부의 대한항공은 정규리그에서 주춤했던 것을 만회하며 역사상 최초의 우승 기록을 세웠다. V-리그 최초의 4연속 통합우승을 노렸던 대한항공은 큰 암초를 만났다. '깜짝 독주'로 전반기 대부분을 1위로 보낸 우리카드,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올 시즌 중반까지 상위권으로 도약해 '명가 부활'의 조짐을 보인 삼성화재 등 강력한 경쟁자에 밀려 그들의 우승 가능성은 희미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긴 레이스의 호흡을 알았던 '디펜딩 챔피언'은 후반부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며 1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는데 성공했다. 기세를 탄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에서 OK금융그룹에 3전 전승을 거두며 마침내 '4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과업을 달성했다. 2011~2012시즌을 시작으로 3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삼성화재 왕조'마저 뛰어넘는 '대한항공 왕조'의 새 역사다.

남자프로배구 우승팀 대한항공. ⓒKOVO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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