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학생 뽑아 김정은 마사지”…탈북자가 전한 北 ‘기쁨조’ 실태

이가영 기자 2024. 5. 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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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공연 후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북한 김정은을 둘러싸고 웃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매년 25명의 처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만을 위한 ‘기쁨조(Pleasure Squad)’로 선발된다는 탈북자의 주장이 나왔다.

영국 언론 미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민 출신 박연미(30)씨는 최근 김정은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기쁨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했다.

박씨에 따르면, 여성들은 외모와 정치적 충성도를 기준으로 선발된다. 박씨는 “그들은 모든 교실을 방문하고 심지어 예쁜 여학생을 놓칠까 봐 학교 운동장까지 찾아다녔다”며 “예쁜 여학생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가족 구성원의 정치적 지위를 확인한다”고 했다. 탈북한 가족이 있거나 한국 등에 친척이 있는 여학생은 탈락시킨다고 한다.

박씨는 자신 역시 두 번이나 ‘기쁨조’에 선발될 뻔했지만, 가족의 신분 탓에 탈락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는 처녀인지를 확인하는 건강검진이 실시된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또 다른 엄격한 신체검사를 받게 되는데, 작은 흉터만 있어도 실격 처리가 된다고 박씨는 전했다. 이렇게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전국에서 선발된 소녀들은 평양에 모인다.

‘기쁨조’는 세 그룹으로 나뉜다고 한다. 한 그룹은 마사지 훈련을 받고, 다른 그룹은 김정은과 측근들을 위해 노래와 춤을 전문적으로 익혀 공연한다. 이들은 때로는 ‘모란봉악단’ 등의 이름으로 공개적으로 등장한다고 미러는 전했다. 실제로 모란봉악단은 키 165㎝ 이상, 몸무게 50㎏ 이하인 미모의 가수와 연주자 10여 명으로 꾸려져 ‘평양판 소녀시대’로 불렸다. 현재 김정은 행사 의전을 총괄하는 현송월은 모란봉악단 단장 출신이다.

평양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대회 축하 행사에서 모란봉악단이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 세 번째 그룹은 성행위를 담당한다고 박씨는 주장했다. 그는 “가장 매력적인 소녀들은 김정은을 위해, 다른 소녀들은 하급 장군이나 정치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선발된다”며 “남성을 기쁘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이들의 유일한 목표”라고 했다.

북한의 ‘기쁨조’는 1970년대 김일성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박씨는 김일성부터 김정일, 김정은까지 모두 여성 취향이 달랐기 때문에 ‘기쁨조’의 구성도 바뀌었다고 했다. 박씨는 “김정일은 키가 매우 작았기 때문에 키 160㎝ 이상인 여성을 선호했고, 김정일이 고른 여성들은 얼굴이 동그란 편이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은 날씬하고 키가 큰 서구적인 여성을 선호한다”며 “김정은의 아내도 원래는 기쁨조 소속이었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부모들은 딸들이 굶주림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쁨조’에 들어가는 걸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대 중반이 되면 전성기가 지난 것으로 간주되어 보통 김정은의 경호원 중 한 명과 결혼한다. 박씨는 “은퇴한 기쁨조 대원이 경호원 중에서 남편을 고르는 걸 특권으로 여긴다”고 주장했다.

탈북자 박연미씨. /박씨 트위터

박씨는 1993년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태어나 2007년 탈북했다. 201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 북한 내 인권 유린의 실상을 다룬 연설로 주목받은 뒤 미국으로 갔다. 최근 미국 일부 매체는 박씨의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영어를 못했을 때 언어적·문화적 미숙함이 오해를 일으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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