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발명은 사랑을 타고

김명섭 한국특허기술진흥원장 2024. 5.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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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섭 한국특허기술진흥원장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스승의 날과 더불어 발명의 날이 포함돼 있다. 발명의 날은 세계 최초의 강수량 측정기인 측우기를 공표한 날짜를 기려 5월 19일로 제정됐다. 측우기는 농민의 불편함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의 장남인 문종이 이를 해결하고자 발명한 백성에 대한 사랑이 담긴 발명품이다. 각종 기념일이 모여 있는 5월을 맞아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태어난 발명에 대해 알아보고, 발명과 특허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자 한다.

1888년 수의사였던 존 보이드 던롭(John Boyd Dunlop)은 딱딱한 바퀴의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다친 아들의 안전을 고려해 '공기 타이어'를 발명했고, 1954년 일본의 사쿠라이 여사는 무더운 여름 갑갑한 속옷으로 불편해 하던 손자를 위해 '삼각팬티'를 발명했다. 1921년 존슨앤존슨의 직원이었던 얼 딕슨(Earle Dickson)은 주방일이 서툴러 자주 손을 베이는 아내를 위해 거즈와 접착테이프를 결합한 '일회용 반창고'를 발명했으며, 제자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제자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바닥 신호등'을 발명해 지금도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

이렇듯 일상생활 속에서 소중한 사람의 불편과 위험을 해결하려는 의지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천재나 과학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 발명이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고, 소중한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창작활동이라면, 특허는 무엇일까? 특허는 발명가들이 안심하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보호 장치이다. 즉, 발명가에게 일정기간(20년) 독점권을 부여하여 타인의 무단사용으로부터 발명을 보호함으로써, 독점기간이 지나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허제도의 본질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술발전을 촉진하고, 산업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특허 출원은 기업·사업가 같은 특정 주체들이 고도의 기술이나, 그 기술을 이용해 생산된 제품에 대해 독점권을 부여받기 위해 밟는 복잡한 법적절차로 여겨진다. 그래서 일상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나 발명이 특허출원으로 이어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디어나, 생활발명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특허 출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아이디어로(www.ipmarket.or.kr)'는 아이디어 직거래 플랫폼으로 아이디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고, '생활발명코리아(www.womanidea.net)'는 일상생활 속 불편을 해소할 발명에 대해 출원·디자인·시제품제작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물론 발명을 가장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받는 것이다.

다만, 동일하거나 유사한 특허인 경우 먼저 출원한 특허만 특허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특허를 출원하기 전 반드시 동일하거나 유사한 특허가 있는지 검색해 보아야 한다.

특허 검색은 무료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www.kipris.or.kr)'에서 가능하고, 발명과 관련된 주요 키워드를 이용하여 검색할 수 있다. 보다 전문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면 한국특허기술진흥원과 같은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공기 타이어, 삼각팬티, 일회용 반창고, 바닥 신호등 등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는 발명이 세상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꾸었고, 특허는 이 발명들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멀게만 느껴졌던 특허는 이제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는 도약의 기회를 여는 열쇠가 되었다. 더 바란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생활속에서 불편한 것들을 참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특허의 문을 힘차게 두드려 주셨으면 좋겠다. 김명섭 한국특허기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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