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탑재 스텔스기 완성 단계… 美 “격차 커”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의 장거리 스텔스 전략 폭격기인 ‘훙(轟·H)-20′의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남중국해 분쟁과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로 미·중 간 군사적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H-20의 실전 배치로 미국의 제공권(制空權)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2016년 개발 계획을 발표한 H-20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탑재하고 핵을 실은 채 1만㎞ 이상을 비행하는 능력과 정찰 기능을 갖출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전망해왔다. 현재 스텔스 전략 폭격기를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H-20의 도입이 미국과 한국·호주·일본·대만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H-20의 개발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며 “중국의 반(反)접근·지역거부(A2/AD·Anti-Access/Area Denial)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접근·지역거부는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등을 잇는 제1 도련선(島鏈線·열도선) 안으로 항모 전단 등 미군의 접근을 막는 중국의 최후 방어선 전략이다. 중국의 왕웨이 공군 부사령관도 지난 3월 홍콩상보 인터뷰에서 “(H-20 도입 공식 발표는) 이제 금방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군의 H-20이 미군의 차세대 스텔스기인 ‘B-21 레이더(Raider·돌격대)’를 넘진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H-20은 당초 미군의 현재 주력 스텔스기 B-2를 겨냥해 개발한 만큼, B-2를 넘어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단 것이다. H-20은 B-2와 비슷한 삼각형 모양에다 크기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B-2는 전장 21m, 전폭 52.4m의 대형 폭격기다.
미국은 2022년 12월 B-21을 공개했다. B-2 이후 33년 만에 차세대 폭격기를 개발한 것이다. 2026년 배치될 B-21은 탑재 중량이 13.6톤으로 B-2의 절반 수준이지만 스텔스 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첨단 기술이 총집결돼 ‘디지털 폭격기’로 불린다. 지상 폭격에 주력했던 B-2와 달리 공대공(空對空) 전투도 가능하다. 미국 본토에서 이륙해 전 세계를 커버한다. 또 1기당 제조 단가가 6억9200만달러(약 9400억원)로, 약 22억달러(약 3조원)였던 B-2보다 훨씬 싸다. 미국은 B-2는 비싼 제조 비용 탓에 20여 기만 운영했지만, B-21은 앞으로 100기 이상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H-20이) 미국의 스텔스 폭격기 수준에 근접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도입할 예정인 최신형(B-21)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고 했다.
B-21의 성능이 H-20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해도, H-20 실전 배치가 미국의 아시아 군사 전략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일본의 방공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H-20이 제1 도련선 상공을 날아다닌다는 사실만으로도 위협적이다. 중국이 대만 주변 해역을 봉쇄하는 가상의 침략 시나리오에서 H-20의 존재가 미군의 함대 투입 판단을 쉽지 않게 할 수 있다. 또 약 1만㎞로 추정되는 H-20의 항속 거리(추가 급유 없이 가능한 최대 비행 거리)는 미국령 괌까지 겨냥한다. 괌에는 유사시 B-21의 거점이 될 앤더슨 공군 기지가 있다.
중국이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두는 육·해·공 전술핵 전력을 완성한다는 점도 미국 등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중국은 10개의 탄두를 탑재한 사정거리 1만1200㎞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41을 보유하고 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JL-3도 사정거리가 1만2000㎞다. 공중 급유가 가능한 H-20은 전술핵을 탑재한 채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다. 브레인 말버니 미 공군대학 중국항공우주연구소장은 “(H-20이) 한국, 일본, 하와이, 알래스카 등을 표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은 동맹국과 이런 위협에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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