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경포 둘레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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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고의 세월 풍정 경포대를 보호하고, 끝없이 넓은 호수 눈 아래 펼쳐지네, 해 질 녘 바다 어귀 뭇 새들은 돌아가고, 밝은 달밤 호수에는 백구만 날고 있네.' 조선 중기 문신으로 이조판서와 좌찬성을 지낸 구사맹(具思孟·1531∼1604년)이 예찬한 강릉 경포호는 '끝없이 넓은 호수'였다.
강릉시가 경포 호수를 중심으로 한 관광 확장성을 증진하기 위해 '경포호 둘레길 12㎞'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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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고의 세월 풍정 경포대를 보호하고, 끝없이 넓은 호수 눈 아래 펼쳐지네, 해 질 녘 바다 어귀 뭇 새들은 돌아가고, 밝은 달밤 호수에는 백구만 날고 있네.’
조선 중기 문신으로 이조판서와 좌찬성을 지낸 구사맹(具思孟·1531∼1604년)이 예찬한 강릉 경포호는 ‘끝없이 넓은 호수’였다. 지금의 호수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는 얘기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더 구체적이다. ‘경포대 앞에는 호수가 있는데 주위가 20리나 되고, 물 깊이는 사람의 배꼽에 닿을 정도여서 작은 배만 다닐 수 있다. 호수는 바다와 통하고, 모랫둑 너머에는 푸른 바다가 하늘에 잇닿는다.’
이중환은 둘레가 20리라고 했으나, 강릉의 향토 사료인 증수임영지(臨瀛誌)에는 30리로 기록돼 있고, 1920년대 지도와 기록에는 면적 160만㎡, 둘레 약 12㎞라고 했으니 현재 둘레 4.4㎞보다 어림잡아 2∼3배는 큰 호수였던 것임이 틀림없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석호(潟湖)인 경포호는 관광·생태계의 보고이면서 고단한 백성들에게는 먹거리 산물을 제공하는 생명 창고 같은 존재로 사랑받아 왔다. 경포호의 별칭이 덕 있는 선비처럼 유익하다는 뜻의 ‘군자호(君子湖)’로 통한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금도 강릉 사람들은 겨울 경포호에서 썰매를 타고, 초여름에는 부새우를 잡아 올려 진미를 즐기던 추억을 잊지 못한다.
강릉시가 경포 호수를 중심으로 한 관광 확장성을 증진하기 위해 ‘경포호 둘레길 12㎞’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기존의 호수를 도는 4.4㎞와 가시연습지를 포함하는 7㎞, 생태저류지까지 연계하는 12㎞ 등 3개 코스에 대해 산책로 환경 정비와 포토존·안내판 설치 등을 통해 관광 편의를 증진한다. 12㎞라면 옛 선인들이 즐겼던 경포호의 둘레와 거의 맞먹는 거리이다. 지난 2013년 ‘가시연 습지’ 복원을 통해 60년간 농경지 땅속에 묻혀있던 가시연 매토 종자가 다시 발아해 꽃을 피우는 생태 기적을 연출한 것처럼 경포호가 힐링 관광의 명소로 위상을 한층 강화하기를 기대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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