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골든타임 놓치는 농어촌 환자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마지막 치료라도 받았다면."
지난 3월 말 충북 보은에서 태어난 지 3년도 채 안 된 어린이가 숨졌다.
그의 할머니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만나 "병원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어야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참척(慘慽)의 눈물을 쏟아냈다고 한다.
치과의사 출신인 김 지사는 "필수·응급 의료체계의 사각지대에 있는 충북의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사고"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치료라도 받았다면….”
“가족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의료취약지인 농어촌에서는 그 모든 것의 운명을 한순간에 가르는 곳 중 하나가 병원이다. 농어촌 병원에서 손을 쓸 수 없으면 수십∼수백㎞ 떨어진 상급종합병원으로 향해야 한다.
장기화하고 있는 필수·지역의료 공백 사태 속에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소식들에 마음이 무겁다. 농어촌지역 중증·응급 환자는 가까운 곳에 적절한 치료·수술을 받을 만한 병원이 없어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2조 제10조 내용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농어촌 주민들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응급의료 취약지는 전남 완도군과 경북 의성군 등 98개 시?군에 이른다. 이들 의료취약지 병원들은 필수의료의 선봉장이자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감으로 버텨왔지만, 지속된 경영난과 의료인력 구인난 등이 한계에 달했다는 게 지난해 1월 창립한 ‘농어촌 의료취약지 병원장협의회’의 진단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위기에 처한 지역의료의 정상화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헌법적 책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같은 명목의 세금을 내는 이상 언제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복지 혜택도 균등하게 받을 권리가 있다. 의대 정원 확대로 첨예화하고 있는 의정(醫政) 대립이 국민 생명까지 위협해서는 안 된다. 5월 가정의 달에는 ‘모든 것’의 다름 아닌 가족을 돌아보게 마련이다. 누구나 또는 누구의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정치나 이념, 이권 등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농어촌 주민들도 ‘모든 것’을 건강하게 지켜나갈 수 있길 소망한다.
윤교근 사회2부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성년 남학생과 술 마시고 성관계한 여교사 되레 ‘무고’
- "北남녀 고교생, 목욕탕서 집단 성관계" 마약까지...북한 주민들 충격
- “배현진과 약혼한 사이" SNS에 올린 남성, 재판서 혐의 인정
- “영웅아, 꼭 지금 공연해야겠니…호중이 위약금 보태라”
- 술 취해 발가벗고 잠든 여친 동영상 촬영한 군인 [사건수첩]
- 백혈병 아내 떠나보내고 유서 남긴 30대...새내기 경찰이 극적 구조
- 제자와 외도한 아내 ‘사망’…남편 “변명 한마디 없이 떠나”
- “정준영, 내 바지 억지로 벗기고 촬영…어둠의 자식이다” 박태준 발언 재조명
- “내 친구랑도 했길래” 성폭행 무고한 20대女, ‘녹음파일’ 증거로 덜미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