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여의도·분당 등 도로 지하로 넣고 지상엔 공원 ‘상부공원화 열풍’
공원으로 판교 연결된 분당 “1억 원 더 올랐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45번 국도 상부공원화
도시에서 도로가 사라지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서 도로를 인공 구조물로 덮고 상부 공간을 공원화하는 ‘도로 상부공원화’ 사업이 한창이다. 도로로 인해 단절된 생활권을 다시 연결하는 한편, 도심에서 편리하게 녹지를 확보할 수 있어 지자체들이 조성에 열의를 올리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성남 분당에서는 분당~수서 간 ‘녹색 공원화 사업’의 1단계 구간이 준공했다. 2015년 7월 착공 이래 약 8년 만이다.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화도로의 도심 구간을 구조물로 씌우고,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새로 생긴 ‘분당 굿모닝파크’는 이매동 아름삼거리부터 야탑동 벌말지하차도까지 약 1.59km 구간에 들어섰다. 면적은 약 8만6000㎡에 달한다. 6차선 도로로 생활권이 분리되어 있던 삼평동과 이매동이 도보로 오갈 수 있도록 연결됐다.
경기도 화성시에는 동탄에서 지난 3월 경부동탄터널이 개통되면서 경부고속도로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지하 구간이 생겼다. 고속도로를 경계로 동서로 분리됐던 동탄 신도시가 연결됐고, 상부에는 대규모 공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도 관련 사업을 여럿 추진하고 있다. 국회대로 상부공원화 사업은 2025년 12월 준공 및 개방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양천구 신월IC부터 국회의사당까지 7.6㎞ 구간을 지하화하거나, 도로를 축소하여 테마 숲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강변북로 지하화 구상도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6월 서울시가 발표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에서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일대 강변북로 1㎞ 구간을 덮어 ‘입체 수변공원’으로 만드는 계획이 담겼다.
지상을 달리는 지하철 1호선, 경인선, 경의선도 서울 내 구간은 철도 지하화 추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경의선 숲길이나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처럼 철도 부지를 시민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도로나 철도를 덮어 공원으로 만든 선형(線形)공원은 면형(面形)공원 보다 많은 시민에게 녹지를 제공한다”며 “해외에도 보스턴 로즈 케네디 그린웨이 등 다양한 성공모델이 누적되어 있어 지자체도 사업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도로의 상부공원화는 녹지 이외에도 장점이 많아 일대 주민들의 호응도 크다. 도로가 공원으로 덮이면서 차량 소음이 크게 절감되는 한편, 도로로 분리되어 있던 생활권이 연결되면서 일대 주택의 입지가 재평가되기도 한다.
분당 굿모닝파크(분당~수서 고속화도로 상부공원)의 수혜지역인 이매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공원 옆에 위치한 아름마을6단지(선경) 전용 83㎡의 연평균 실거래가는 2019년 기준 9억 8450만 원이었으나, 올해에는 14억5000만 원으로 올랐다. 5년간 상승분이 4억6000만 원이 넘는다.
반면 탄천 건너편에 위치한 이매촌8단지(진흥) 전용 84㎡의 연평균 실거래가는 같은 기간 9억5711만 원에서 13억1667만 원으로 3억5956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도로의 상부공원화 수혜 여부로 웃돈에 1억 원 이상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분양시장에서도 도로로 분절된 생활권을 상부공원으로 통합하는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용인 처인구에 공급되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는 브랜드타운의 생활권을 도보로 연결하기 위해 단지를 가로지르는 45번 국도 상부를 공원화하기로 했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는 용인 처인구 남동 일원에 조성되는 아파트 단지로 총 3개 단지로 계획되어 있다. 총 3개 단지 가운데 1단지 전용 59~130㎡ 총 1681가구를 5월 중 공급할 계획이다. 분양 관계자는 “45번 국도 상부의 공원조성으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의 3개 단지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주는 중요 인프라로, 입주자들은 총 3700여 가구 규모 브랜드타운의 모든 인프라를 도보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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