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개선에 산업 생산 ‘착시’…대기업만 늘고 중소기업은 되레 위축
반도체 제외 땐 제조업 전체 감소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등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국내 수출 대기업의 생산은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의 생산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구조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기업규모별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 생산지수는 111.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9% 늘었다. 대기업 생산지수 증감률은 2022년 3분기(-0.9%)부터 지난해 2분기(-6.1%)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3분기에 증가로 전환했다. 이후 4분기(7.3%)부터 2개월 연속 7%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지난 1분기 94.3(2020년=100)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0% 감소했다. 2020년 기준치 100보다도 떨어진 수준이다.
대·중소기업 간 생산지수 격차가 발생하는 주원인은 반도체 대기업들이 반도체 업황에 따라 전체 대기업 생산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수출 효자 종목이면서 중요한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가 자동차·조선업 등과 비교해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도 작용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지수를 보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 1분기 제조업 생산지수는 1년 전보다 6.1%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2% 감소했다.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지수는 2022년 4분기(-2.9%)부터 여섯 분기 연속 감소세다.
수출지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3.8% 늘어난 562억6000만달러로,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 비중이 17.7%(약 100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반도체 의존형 경제를 벗어나 산업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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