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몸살 앓는 인도 총선…제1 야당 SNS 책임자 체포
모디 총리 “긴장 조성 음모”…인도국민회의 “권력 남용”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만든 인물 영상·사진을 뜻하는 딥페이크로 인도 총선이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야당의 홍보 관계자가 현직 장관의 영상을 조작한 혐의로 체포됐다.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영상 조작 배후설’을 제기하고, 야당이 이에 반발하는 등 정치 공방이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지난 3일 밤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책임자 아룬 레디를 체포했다. 레디는 아미트 샤 연방정부 내무장관의 영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영상은 샤 장관이 “인도국민당이 집권을 연장하면 하층계급과 빈곤한 이들에게 부여된 헌법상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보이도록 조작됐다. 인도 경찰은 또 지난주 가짜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뉴델리, 구자라트 등에 있는 INC의 SNS팀 구성원 6명 등 최소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지난달 1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총선을 치르는 중이다. 이번 총선은 ‘인도 최초의 AI 선거’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AI 기반 딥페이크가 판을 치고 있다. 발리우드(인도 영화계) 유명 배우들과 유력 정치인들을 모방해, 이들이 실제 말하지 않은 내용을 말한 것처럼 속이는 영상이 무분별하게 확산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딥페이크 영상 제작 및 유포를 “사회에 긴장을 조성하려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샤 장관은 대중을 오도하려는 딥페이크 영상의 배후에 야당이 있다고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며 “이 문제를 다루게끔 경찰에 지시가 내려갔다”고 밝혔다.
INC는 레디가 체포된 사실은 인정했으나 그가 영상 조작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레디 체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반발했다. 모디 총리에 이은 ‘2인자’로 꼽히는 샤 장관은 총선 유세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한 INC 의원은 이번 체포가 “정권이 권위주의적 권력을 남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옛 트위터)에는 ‘#아룬 레디를 석방하라’는 해시태그가 올라왔다.
지난 2일에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요기 아디티야나트 주지사의 딥페이크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위조 및 적대감 조장 혐의 등으로 최장 징역 7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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