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2024년 금융지주 M&A 신호탄 쐈다

김수미 2024. 5. 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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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사업 확대 본격화 할까
보험·증권 없는 우리금융, 사업 다각화
포스 품으며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
주인 찾는 롯데손보 인수의향서도 제출
탄탄한 비은행 계열사 갖춘 신한·KB 등
ELS 배상 출혈에도 순익 예상보다 선방
금리인하 시작땐 이자이익 감소 불가피
시장엔 카드·보험사·저축銀 매물 쌓여
다른 금융지주들 M&A 뛰어들지 관심
우리금융그룹이 한국포스증권을 품에 안는 것으로 올해 금융지주발(發) M&A(인수·합병)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은 10년 만이다. 지난해부터 매물로 보험사와 저축은행, 카드사 등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이 M&A를 통한 비(非)은행 사업의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여파로 비은행 계열사의 성적이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희비를 갈랐고,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지는 만큼 비이자이익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금융그룹. 뉴시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포스증권 합병을 시작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어 단점으로 꼽혔으며, 이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춘 신한금융과 KB금융은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8%, 10.1% 늘었다. 반면 우리금융은 8.2% 감소해 5대 지주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홍콩 ELS 투자자 피해 자율 배상을 위한 충당금 적립 여파로 KB금융 -30.5%, 우리금융 -9.8%, 하나금융 -6.2%, 신한금융 -4.7% 순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홍콩 ELS 배상 출혈이 가장 큰 KB금융에선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862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해 당기순이익(3895억원)이 58.2%나 감소했다. 그런데도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등 카드·보험사가 고르게 성장한 덕에 1분기 순이익 1조491억원을 달성, 금융지주 전체로는 30.5% 감소에 그쳤다.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는 60%에 달했다.

1분기 들어 ‘리딩’ 자리를 탈환한 신한금융 역시 ELS 충당금 적립에도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의 선전에 더해 글로벌 부문에서 호실적을 낸 덕분에 선방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글로벌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4% 늘어난 2150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16.3%를 차지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가 지난해 통틀어 4.7%에서 올해 1분기 22.4%로 크게 상승했다.

이와 달리 우리금융은 ELS 충당금 적립규모가 75억원으로 5대 지주 중 가장 적었음에도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감소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증권·보험업 진출을 통한 비은행 부문 확대를 예고해왔고, 포스증권 합병은 그 신호탄인 셈이다. 임 회장은 2013∼2015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에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해 증권업계 최대 빅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M&A에 가용 가능한 투자 여력을 1조8000억원이라고 밝힌 상태이며, 롯데손해보험 인수의향서(LOI)도 제출한 상태다.

금융권에선 다른 지주도 M&A에 뛰어들지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룹 기여도가 적어 보험사를 추가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1분기 순이익이 ELS 자율 배상 영향 등으로 감소했으나 충당부채를 빼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보험 계열사들의 실적 기여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롯데손보 외에도 MG손해보험과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에선 상상인·상상인플러스·한화·HB·OSB·애큐온 저축은행이 지난해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카드사 매물로는 국내 4위인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인수 관건은 ‘가격’이다. 롯데손보는 국내 손보업계 7위로 지난해 30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최대주주 JKL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가 2조∼3조원과 우리금융이 염두에 둔 매수가는 1조원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측은 “적정 가격을 넘어서는 무리한 인수는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수미 선임기자,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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