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반짝'했다 사라지는 영재들…영재교육 과제는?

송재윤 작가 2024. 5. 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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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과거 이른바 신동이나 천재로 불리면서 주목받았던 영재들이 정작 제도권 교육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영재교육에 대해 왜곡된 인식이 오히려 아이들의 잠재력을 꺾어버린다는 지적도 많은데요.


미래의 영재들을 잘 키워내기 위해 우리 교육은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장을 지낸, 송용진 인하대 교수와 고민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교수님 30년째 국제수학올림픽아는 한국 대표단을 이끌어 오셨습니다.


먼저 영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궁금한데요.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정부는 상위 2% 정도의 학생들에게 영재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서 초등학생 중학생들을 위한 영재교육원이 1만 곳이 넘고요.


고등학교 과정으로는 과학영재학교가 8개, 과학고가 20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10세 전후의 고도 영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다양한 영재성을 키워주기 위해서 또 다양한 교육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과거와 지금 영재 교육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우선적으로는 서울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전환되면서 최고 수학 영재들을 독점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걸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영재교육원과 과학고, 또 과학영재학교 등 영재교육기관의 수가 양적으로 크게 팽창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수학올림피아드 의 경우에는 10년 이상 교육부가 수학올림피아드 억제 정책을 써왔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참가자 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과기부는 수학올림피아드를 지원하는 반면에 교육부는 억제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정부 부처 간의 정책 공조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아쉬운 면도 있네요.


그런데 이른바 과거에 수학천재, 과학신동 같은 타이틀로 불리면서 굉장히 주목받던 영재들이 결국에 이 제도권 교육에 남지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현상을 종종 봤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그것은 제가 보기에는 아이의 부모나 주변인들이 아이의 영재성의 계발에만 초점을 맞춰서 지나친 선행학습을 시키고 또 지나친 월반을 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중에게 지나치게 노출시키는 것도 문제입니다.


아무리 영재라도 또래 아이들과 놀게 하고 또 그 나이에 맞는 교육 환경을 제공해 줘야 합니다.


또 아이는 그 나이에 배워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라는 게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아이의 정서 안정과 사회성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아무리 영재라도 '아이는 아이다'라는 점을 기억해야 되겠네요.


교수님께서 지금까지 수많은 영재를 지도를 해오셨는데 오히려 이른바 엘리트 교육을 하는 특별한 학교들 자사고라든지 외국어고 이런 학교들은 조금 줄일 필요도 있다고 주장을 해 오셨습니다.


어떤 문제 때문일까요?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저는 최상위 학생들을 위한 영재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엘리트 교육에는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엘리트 교육이란 상위 20~30%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 학생들을 수준에 따라서 고등학교에 배치해서 교육하는 것인데요.


그것이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2개, 과다 학습 문제하고 사교육 문제와 직접 연관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과다한 학습에 내몰리는 상황인 것이죠.


기본적으로 평준화 교육이 나쁜 것은 소위 상위권 학생들이 하위권 학생들에 비해서 손해를 본다, 즉 하향 평준화가 일어난다는 것 때문에 평준화 교육이 깨진 것인데요.


저는 평준화 교육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온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상위권 학생이라도 주변의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존중을 받고 또 칭찬을 받고 하면서 이제 학습 동기가 커질 수 있고요.


또 보통 학생들도 조금 성적이 처졌다가도 또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한데 지금 소위 명문학교 특수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지나치게 학습 부담을 많이 받고 있고요.


또 지나치게 경쟁에 내몰리고 또 한 번 뒤처지면 만회할 기회가 적고 이래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의 불쌍한 중학생들이 학습 지옥에서 벗어나서 취미생활도 하고 친구들과 놀 시간도 갖고 할 여유를 갖도록 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한 학생이 섞여 있다고 해서 하향 평준화가 일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 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사실 우리나라 영재교육 시스템과 환경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미국이나 이스라엘, 핀란드 등이 영재교육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는 나라라고 아는 분들이 계신데요.


실상은 우리나라 영재교육은 세계 최고입니다.


양적인 면에서도 질적인 면에서도 최고입니다.


그리고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요.


무엇보다도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점이 영재 교육에서 큰 이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다면 이 공교육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 체계 안에서의 영재교육에 개선할 점도 있을까요?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시간 관계상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의 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생 선발의 방식과 시기가 차이 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데요.


결국 일류영재들은 몇 개의 영재학교에만 몰리게 되고 대다수의 지방과학고는 학생들 수준이 떨어져서 영재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할 지경이 됐습니다.


전국에 28개나 설치 운영할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서울과학고가 최고 영재들을 너무 독점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서 벌써 10여 년째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 대표 학생들 6명이 전원 서울과학고 학생들입니다.


그뿐만 아니고 그 학생들 외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 전원이 서울과학고 학생들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기관은 양쪽으로 많이 늘어났는데 정작 영재들이 일부 학교에만 몰리는 현상은 좀 문제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영재 교육을 위해서 교수님 앞으로의 계획도 있으실까요?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저는 오랫동안 맡아온 수학올림피아드 책임자 역할은 이제 그만두었습니다마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와 관계된 일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각국 단장들이 선출한 3명의 집행위원 중 1명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아프리카 수학올림피아드의 출제와 진행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재교육에 대한 영재의 법칙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고요.


그에 따라서 유튜브 출연, 강연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에 대해서는 후배 교수들 도와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앞으로도 영재교육 더 탄탄히 받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렇다면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바라는 점도 혹시 있으실까요?


송용진 인하대 교수 /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한국대표단 단장 역임 

영재성이 뛰어날수록 아이를 위한 특별한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그런데 실은 영재성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남을 배우려 하는 마음이나 사회성을 길러주거나 아니면 예체능 활동을 장려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10살, 12살에 뛰어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이가 이다음에 커서 훌륭한 실력자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영재아의 부모님들은 늘 두 가지를 마음속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긴 호흡을 가지고 침착하게 교육에 임하라는 것이고요.


둘째는 과유불급입니다.


지나치면 모자란만 못한 것인데요.


특히 영재아들은 예민한 감성을 가지고 있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당장의 학업 성취보다는 아이의 정서 안정에 먼저 신경을 써야 합니다.


머리가 좋다고 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영재들에게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는데요.


겸손은 끈기, 인내심, 정신적 맷집, 건전한 경쟁심 등 학업 성취에 필요한 다른 성품들과 다 연관성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성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부모라면 사실 누구나 아이를 영재로 키우고 싶을 텐데요.


그럴수록 당장의 성취에 연연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아이의 정서와 인성을 먼저 키워줘야 된다라는 지적이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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