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생산 ‘글로벌 경쟁’… 韓도 미래 투자문제 해결해야”
배터리 시장 위축은 전기차 ‘캐즘’ 탓
반도체 업황 계속 롤러코스터 탈 것
자국 중심주의 확산 새 시장 개척 필요
韓 이대로 괜찮나? 묻고 대안 찾아야
젠슨 황, SK에 ‘R&D 서둘러달라’ 주문
‘상의 2기’ 반기업 정서 적극 개선할 것
22대 국회 향해선 “합리적 입법 바라”
“한국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경제계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최 회장은 이어 “글로벌적으로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지면서 기존 수출 모델이 잘 통하지 않는 등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한국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며 “그 시장이 작더라도 이제는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그걸 끌어모아야 한다”고 했다.
최근 대한상의가 ‘글로벌 경제교류의 밤’을 개최하고 100여곳이 넘는 주한외국공관과 주한외국상의, 외국인투자 기업 인사들과 소통한 것이 시장 확보를 위한 연장선에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야당 다수 22대 국회 개원을 앞둔 시점에서 최 회장은 “뭔가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면 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 안 할 때가 많아 이 부분은 개선되길 기대한다”며 “과학적이고 통계적으로 접근해 합리적인 법과 규제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은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와 배터리 제조사 SK온 등이 속한 SK그룹을 이끄는 회장으로서 최근 산업 동향에 대한 진단도 내놓았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위축 현상에 대해 최 회장은 “전기차의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침체) 때문”이라며 “배터리와 소재 등 공급망 안에서 문제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전기차가 없어지진 않을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배터리 사업이 잘)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 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며 현재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 유치 경쟁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자본적지출이 많이 드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이 장사가 잘되거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보조금이 유인책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시스템 미비나 비싼 인건비 등 나라마다 나름의 보조금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만 답했다.
최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에 대해 “젠슨 황은 오랫동안 본 사람”이라며 “엔비디아 제품이 빨리 나오게끔 우리의 연구개발(R&D)을 서둘러달라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협력 관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고객이고 판매처이고 협력처”라며 “경제 문제를 풀 때는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끈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의 25대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3년간 회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최 회장은 “처음 회장직을 맡고 나서는 실험적 성격이 있었는데, 2기부터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국민이 바라는 형태의 경제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거나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최 회장은 “반기업 정서를 개선해 ‘나도 경제활동을 할 거야, 기업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신나게 열심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며 “제가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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