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이 복약지도·배송까지…'멜라토닌' 불법유통 판친다

김다빈 2024. 5. 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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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잘 오는 약'으로 알려진 전문의약품 멜라토닌이 서울 남대문시장 수입 상가에서 버젓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

멜라토닌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수입과 유통이 모두 불법이다.

김은희 대한약사회 이사는 "불법적 경로로 멜라토닌을 구매한다면 올바른 복용법을 안내받을 수 없고, 위조 약품을 복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드시 상담을 받은 뒤 권장 함량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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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유도하는 전문의약품인데
불법 수입제품 처방전도 없이
남대문시장 상점서 버젓이 판매
오남용 땐 우울 등 부작용 위험

‘잠이 잘 오는 약’으로 알려진 전문의약품 멜라토닌이 서울 남대문시장 수입 상가에서 버젓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 상인이 직접 소비자에게 복약을 지도하는 등 불법이 만연해 오남용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남대문시장 도깨비 수입상가 내 20여 개 상점에서 미국산 멜라토닌(사진)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멜라토닌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 가능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멜라토닌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수입과 유통이 모두 불법이다. 그러나 도깨비시장에서는 용량별, 제조사별로 다양하게 구비된 멜라토닌을 구입할 수 있고, 배송도 해준다. 상인 A씨는 “미군 부대 PX에서 상품을 구하거나 외국인 보따리상을 통해 들여온 것”이라고 전했다.

남대문시장에서 유통되는 미국산 멜라토닌 가격은 국내 제품 대비 8분의 1 이하다. 도깨비시장에서 살 수 있는 미국 네이처메이드 제품은 멜라토닌 함유량 3㎎짜리 가격이 한 정당 160~180원이다. 건일제약이 제조·판매하는 전문의약품 ‘서카딘정’은 한 알(멜라토닌 용량 2㎎)당 1300~1500원 선이다. 이날 상가에서 제품 두 통(여덟 달 치)을 4만원가량에 구매한 김모씨(48)는 “처방전을 받은 뒤 약국에서 샀다면 30만~40만원은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상인이 복약을 지도하는 점도 큰 문제로 꼽힌다. 이날 기자가 “밤에 잠들기 어렵다”고 상인 B씨에게 문의하자 그는 “1㎎에서 10㎎까지 있는데 처음 먹는다면 5㎎부터 먹어봐라”고 권했다. 이는 식약처가 권장하는 멜라토닌 첫 회 용량 2㎎의 두 배를 넘는다.

식약처에 따르면 고함량 멜라토닌을 장기간 복용하면 의존성과 함께 두통·어지러움·우울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멜라토닌을 1년 동안 복용했다는 박모씨는 “멜라토닌을 먹은 다음 날 아침에는 엄청 몽롱하다”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여서 겨우 끊었다”고 말했다.

햇볕을 쪼였을 때 몸에서 생성되는 멜라토닌은 활동 주기를 조절해 졸음을 유발하는 기능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 등 실내 활동 시간이 급증하자 멜라토닌을 찾는 이가 크게 늘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제보다 위험성이 덜하지만 오남용했을 때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멜라토닌을 반년간 복용해온 대학원생 최모씨(27)는 “처음엔 매일 3㎎을 한 개씩 먹었는데 이제는 5㎎ 두 개를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면장애를 겪는다면 의사와 상담한 뒤 처방전을 받아 멜라토닌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희 대한약사회 이사는 “불법적 경로로 멜라토닌을 구매한다면 올바른 복용법을 안내받을 수 없고, 위조 약품을 복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드시 상담을 받은 뒤 권장 함량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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