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흐 민간인 대피 요구…지상전 개시 눈앞

박병수 기자 2024. 5. 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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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민 230만여명 중 절반 이상인 140여만명이 몰려 있는 남단 라파흐에서 민간인 대피를 요구했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6일 통화에서 "라파흐에서 벌어지는 어떤 잠재적인 이스라엘군 군사작전도,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인도주의적 지원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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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지국도 폐쇄
이스라엘군이 5일 가자 북부와 이스라엘을 잇는 에레즈 검문소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민 230만여명 중 절반 이상인 140여만명이 몰려 있는 남단 라파흐에서 민간인 대피를 요구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미국 국방장관과 한 전화 통화에서 라파흐 작전이 불가피하다고 통보해, 라파흐 지상전 개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6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단 도시 라파흐 동부 지역에 전단지를 뿌리고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자신들이 지정한 인도주의 구역으로 피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난 촉구 지역은 라파흐 전체는 아니고 동부 일부 지역이지만, 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가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만류해온 라파흐 지상전을 곧 개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인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어 “하마스의 통제하에 있는 주민들은 라파흐 동부 지역에서 확장된 인도주의 구역으로 일시적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과정은 향후 상황 평가에 따라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지정한 인도주의 구역은 지중해 인근 마와시와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 인근 등이다.

전날인 5일 하마스가 동남부 케렘샬롬 검문소에 공격을 가해 이스라엘군 장병이 숨진 뒤 이스라엘의 태도는 더 강경해졌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5일 “(가자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흐 검문소 근처에서 로켓과 박격포탄 14발이 날아왔다”며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장병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하마스 소속 무장단체도 자신들이 케렘샬롬의 이스라엘군 기지로 로켓을 발사했다고 인정했다. 가자지구 동남부에 있는 케렘샬롬 검문소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이 일어난 뒤 폐쇄됐다가 지난달 초에 인도주의 구호 물품 보급 통로를 늘리라는 국제사회 압력에 이스라엘이 다시 열었던 곳이다. 그러나 이날 공격 직후 다시 폐쇄됐다.

이스라엘군은 두 차례 보복 공습으로 맞섰다. 이날 자정 직전에 이뤄진 첫 공습에선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가자지구 주민 9명이 숨졌고, 이어진 공습으로 적어도 10명이 더 숨졌다고 가자지구 보건당국 관계자가 밝혔다.

이 공격 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해 라파흐 공격 의지를 밝혔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과 임시 휴전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하마스는 이를 허용하는 어떠한 제안도 거부한다” 며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고 이는 라파흐에서 이스라엘 작전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6일 통화에서 “라파흐에서 벌어지는 어떤 잠재적인 이스라엘군 군사작전도,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인도주의적 지원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5일 이스라엘 내각은 만장일치로 알자지라 방송의 지국 사무소 폐쇄와 취재 보도 활동 금지를 의결했다. 슐로모 카르히 통신장관은 당국자들이 알자지라의 지국 사무소가 있던 동예루살렘의 한 호텔 방에 들어가 방송 장비들을 압수해 들고나오는 화면을 공개했으며, 이날 알자지라 방송 이스라엘 송출은 차단됐다. 이스라엘 정부가 언론 보도와 관련해 개별 언론인에 대해 제재한 적은 있지만, 주요 보도채널 자체를 강제로 폐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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