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번 유찰에 `감정가의 1%`…그래도 외면 받는 빌라

박순원 2024. 5. 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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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A빌라(전용 29.97㎡). 지난 달 16일 감정가의 1억8700만원의 4% 수준인 336만8000원에 경매가 진행됐으니 응찰자가 없어 19번째 유찰을 기록했다.

실제로 디지털타임스가 6일 경매 앱인 경매알리미를 통해 집계한 결과 서울에서 10회 이상 유찰된 빌라는 227건이나 됐다.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456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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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회 이상 장기 유찰 매물도 227건
서울 4월 경매 낙찰률 15%
서울시내 한 주택가 나붙은 빌라 전월세 매물.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A빌라(전용 29.97㎡). 지난 달 16일 감정가의 1억8700만원의 4% 수준인 336만8000원에 경매가 진행됐으니 응찰자가 없어 19번째 유찰을 기록했다. 지난 2월16일 18차 경매에서 낙찰됐으나 낙찰자가 대금을 내지 않아 유찰됐다. 결국 오는 21일 감정가의 1%인 269만4000원에 20번째 경매 무대에 오르게 된다.

등촌동 B빌라(전용 23.06㎡) 역시 오는 6월5일 20번째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감정가는 1억9200만원이나 경매 최저가는 감정가의 1% 인 276만원이다.

실제로 디지털타임스가 6일 경매 앱인 경매알리미를 통해 집계한 결과 서울에서 10회 이상 유찰된 빌라는 227건이나 됐다. 이처럼 빌라 경매에서 10회 이상 장기 유찰 물건이 쌓이는 것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대항력이 있고 말소되지 않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낙찰를 받는 것 자체가 손해일 수 있다.

서울 경매 시장에서 빌라 소외 현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경매에 나온 물건은 18년만에 가장 많았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대출을 갚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매에 나온 빌라 10채 중 2채만 새 주인을 찾았다.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456건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볼 때 지난 2006년 5월(147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 지역 빌라 경매 건수는 작년 10월(1268건) 1000건을 넘어선 이후 7개월 연속 1000건을 웃돌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빌라 밀집지역으로 전세사기의 타격을 입은 강서구가 53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양천구(144건), 구로구(113건), 관악구(85건), 금천구(87건), 은평구(69건), 강북구(59건), 성북구(45건) 등의 순이다.

지난달 빌라의 경매 낙찰률은 15%에 그쳤다. 빌라 1456채 중 218채만 낙찰된 것이다.

낙찰률이 8%대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4~7월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10%대의 저조한 낙찰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증한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와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빌라가 경매시장에서도 외면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빌라 경매 매물은 서울뿐 아니라 경기 지역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달 경기 지역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총 975건으로 2006년 12월(1007건) 이후 가장 많았다.

이주현 전문위원은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전후 높은 보증금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던 물량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빌라 경매는 한동안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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