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놀지 못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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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 전국을 적신 비는 아이들에겐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여행이나 나들이 계획에 들떴다 실망한 아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사실 어린이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이들이 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이 인공지능(AI)을 이길 수 없는 영역인 암기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 아이들의 놀 시간을 빼앗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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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 전국을 적신 비는 아이들에겐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여행이나 나들이 계획에 들떴다 실망한 아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도 어린이날은 신나는 날이다. 갖고 싶었던 선물도 받고, 먹고 싶었던 것도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날 하루는 신나게 놀 수 있다.
사실 어린이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이들이 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학원 뺑뺑이에 시달리는 한국 아이들은 놀 시간이 많지 않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달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24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8.3%가 하교 후 또래와 놀지 않는다고 답했다. 매일 방과 후 또래와 논다고 답한 어린이는 7.7%에 불과했다. 놀지 않는 이유는 '학원·학습지·온라인 학습을 해야 해서'가 81.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놀이를 빼앗긴 아이들은 행복지수도 낮다. 초록우산이 아동·청소년 1만140명을 설문조사해 2일 발표한 '2024 아동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5.3점에 불과했다. 설문 결과 아이들은 하루 '학업'에 8시간34분을 썼지만, '여가 시간'은 4시간27분에 불과했다. 학업 시간 중 2시간45분은 학원·과외 등 '학교 수업 외 학습'이었다. 학습 시간이 적정 수준을 넘은 '과다 공부 아동'도 65.1%에 달했다.
조기 교육과 사교육으로 훈련된 한국 아이들의 학업 성적은 우수하다.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영어를 배우고, 계산기 없이 수학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한국 아이들을 보고 외국인들이 놀라는 풍경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문제는 고등교육기관으로 갈수록 학업 경쟁력이 약해진다는 점이다.
놀이가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과 사회성, 창의성을 길러준다는 연구는 수도 없이 많다.
인간이 인공지능(AI)을 이길 수 없는 영역인 암기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 아이들의 놀 시간을 빼앗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 도전정신, 비판적 사고 등이 더욱 중요해진 AI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은 놀면서 커야 한다.
[이은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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