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과만 강조 장기 혁신 걸림돌"

김정석 기자(jsk@mk.co.kr) 2024. 5. 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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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행동주의의 역효과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매일경제와 일본 도쿄 현지에서 만난 다이닛폰프린팅(DNP)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주주로 등극하기 전 이미 기업가치 개선책이 완성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에서 벗어나 중장기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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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역효과 우려도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행동주의의 역효과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중장기 밸류업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 단기 성과를 강조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하면 오히려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피하려고 자진 상장폐지에 나서며 비상장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매일경제와 일본 도쿄 현지에서 만난 다이닛폰프린팅(DNP)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주주로 등극하기 전 이미 기업가치 개선책이 완성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구로야나기 마사후미 DNP 상무는 "2018년 취임한 기타지마 요시나리 사장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하려고 중기 목표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책을 준비했다"며 "엘리엇이 대주주로 올라선 뒤 요구한 부분과 기업에서 준비해온 정책 사이에 차이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엘리엇이 참여하기 전 이사회의 3분의 1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거버넌스 변화도 사내에서 먼저 이뤄졌다"며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업이 사업에 투자해야 할 자원을 행동주의 대응에 쓰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본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에서 벗어나 중장기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 딜리전트에 따르면 비상장으로 전환한 일본 기업은 2015년 47개사에서 2022년 135개사로 약 2.9배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상장폐지에 착수한 경영자기업인수(MBO) 규모 역시 주식 매입액 기준 1조1000억엔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제약 회사인 다이쇼제약이 역대 일본 기업 MBO로는 최대 규모인 7100억엔의 주식공개매수(TOB)에 나섰고, 교육 기업 베네세홀딩스는 지난 3월 4일부로 기업을 비공개 전환했다.

[도쿄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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