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이태원참사 특조위 정쟁화 말아야

2024. 5.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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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부모가 "가슴을 치며 먼저 가버린 자식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울부짖음이 이태원로를 메웠다"는 뉴스를 접하고 가슴이 먹먹하고 아팠다.

역지사지로 그 부모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는 생각들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이라는 뜻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을 참척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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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부모가 "가슴을 치며 먼저 가버린 자식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울부짖음이 이태원로를 메웠다"는 뉴스를 접하고 가슴이 먹먹하고 아팠다. 역지사지로 그 부모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는 생각들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단장지애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이라는 뜻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을 참척이라고도 한다. 하루아침에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상실감과 참혹한 슬픔, 고통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과거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경찰청 파견 조사관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지방의 한 시골에서 올라온 노모가 나의 옷소매를 부여잡고 "군에서 억울하게 죽은 늦둥이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목 놓아 울부짖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또 할아버지 한 분이 내게 찾아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너무도 억울해서 아들을 가슴에도 묻지 못했다"며 흐느끼던 모습이 아직도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나는 적극적인 조사 활동으로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내,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인 그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분노를 녹여드리고, 슬픔을 걷어내드리고, 한을 풀어드렸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이 계엄군에 사살돼 암매장됐다는 제보 사건과 관련해서도 가해자가 진실을 고백하고 잘못을 인정하며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통해 유족들과 용서와 화해를 이루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거 의문사조사위에서 의문사 사건을 조사하고 또 한 조사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조사 활동에 참여한 일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고자 펜을 들었다. 앞으로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편향적 시각을 가진 인사나 조사관 중심으로 구성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또 정쟁에 이용돼서도 안 된다. 특히 각종 사망사고 사건과 관련해 풍부한 현장 경험과 높은 전문성 등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해 공정한 조사 활동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재발 방지에 힘쓰며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루길 바란다.

[문영호 前 파견 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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