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명성 살린다” 양평 의병 고장서 펼쳐진 ‘곡수 옛 시장길’ 축제

황선주 기자 2024. 5. 6. 16:30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원·경기도 일원서 오던 전국 유명 우시장 명성 부활
최초 의병·만세운동, 지평리 전투 등 역사 스토리도 풍성
전진선 양평군수와 전은경 곡수초등학교 교장이 아기 인형을 안고 ‘아이들 키우기 좋은 마을’ 체험을 하고 있다. 곡수초등학교 제공

 

양평군 지평면 곡수리에서 지난 4~5일 ‘옛 시장길’ 축제가 열렸다.

곡수리는 양평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곳은 과거 전국에서도 유명했던 우시장이 열렸던 곳이었다.

강원도·경기도 각지에서 소를 몰고 와서 사고 팔았다. 식당과 술집, 다방 등이 성업했지만 지금은 장터의 노포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며 번성했던 옛 흔적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이에 양평군과 주민들은 곡수시장 명성을 부활시키기 위해 ‘곡수시장 어게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 일환으로 ‘옛 시장길 축제’를 마련했다.

‘곡수 옛 시장길’ 축제에서 ‘땅 밟기’를 한 곡수초등학교 풍물놀이패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곡수초등학교 제공

축제는 지난 4일 오전 10시 곡수초등학교 풍물놀이 패의 ‘땅 밟기’로 시작돼 어린이와 동아리의 다채로운 공연으로 이어졌다.

새롭게 단장해 전날 개관한 곡수1리 커뮤니티센터에선 클래식·색소폰 연주, 어린이 합창단·밴드 공연 등이 펼쳐졌다.

이날 곡수초등학교 풍물패는 시장길을 돌며 축하의 소리를 울리고 학생들은 마을에서 직접 만든 곡수시장지도와 그림을 전시하는 등 축제의 주체로 참여했다.

‘곡수 옛 시장길’ 축제에서 ‘땅 밟기’를 한 곡수초등학교 풍물놀이패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곡수초등학교 제공

곡수초등학교 학부모회는 방문객들에게 팝콘을 나눠 주며 곡수초등학교를 홍보했다.

곡수시장 인근에 위치한 곡수초등학교는 양평에서 유일하게 영재학급을 운영하고 있고 교내 천문대에서 별을 관찰할 수도 있다.

이날 축제 방문객들은 전국 최대 규모 버섯마을로 알려진 수곡리의 버섯과 주변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 꽃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사고 지평막걸리도 시음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곡수시장은 구한말 의병활동이 최초로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3·1운동 때는 이 시장길에서 만세가 시작됐다. 시장길 초입이 만세길이 된 이유다.

6·25전쟁 때는 승리로 중국군 남하를 저지했던 지평리전투 현장이기도 하다.

시장 입구에는 지평리전투 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이번 축제를 통해 그동안 문을 닫았던 노포들도 문을 열었다.

‘곡수시장 어게인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주범 곡수1리 이장은 “곡수시장 명성을 다시 찾고 곡수에 담겨진 보훈의 역사와 시장의 역사를 되살려 명품 곡수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은경 곡수초등학교 교장은 “좋은 교육은 학생, 교사, 학부모, 마을이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이다. 곡수초등학교는 딸기·버섯체험, 마을 지도만들기, 마을 걷기, 지평리전투 전적지 가꾸기 등 마을 속애서 커리큘럼을 만들어 가고 있다. 축제가 더 멋진 곡수리가 되도록 하는 매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곡수1리와 2리 주민들과 상인들은 이번 축제를 시작으로 살기 좋고 아이들 키우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