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호골에도 웃지 못한 손흥민, 토트넘은 4연패와 함께 분열만 노출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골잡이 손흥민(32·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기념비적인 득점을 쏘아 올렸지만 웃지 못했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20년 만에 4연패라는 충격적인 부진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충돌하는 촌극까지 노출하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만 남겼다.
토트넘은 6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3~2024 EPL 36라운드 리버풀과 원정 경기에서 2-4로 졌다.
4골을 먼저 내준 토트넘은 후반 27분 히샤를리송의 만회골, 32분 손흥민의 추격골로 반전을 꾀했지만 승패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해 토트넘 역사상 세 번째로 EPL 300경기 출전의 꿈을 이룬 손흥민은 120호골(시즌 17호골)까지 넣으면서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와 동률이 됐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04년 이후 처음으로 4연패에 빠진 5위 토트넘(승점 60)은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7)와 승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남은 3경기(번리·맨체스터 시티·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모두 이겨도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토트넘의 최근 경기력은 강등권 수준에 가깝다. 지난달 1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0-4로 완패한 뒤 아스널과 첼시에 각각 2-3과 0-2로 졌다. 이번 경기를 포함해 4경기에서 4골을 넣고 13골을 내줬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토트넘이 우승 경쟁 중인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82)를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토트넘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선수들의 분열이다. 토트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에메르송 로얄이 0-2로 끌려간 채 전반을 마친 뒤 라커룸으로 향하는 길에서 충돌했다. 다행히 골키퍼인 비카리오가 언쟁이 몸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두 선수를 떼놓았지만 토트넘의 최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4년 전 손흥민과 골키퍼인 위고 요리스가 성적 문제로 갈등을 빚었지만, 당시에는 관중이 볼 수 없는 라커룸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스카이스포츠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로이 킨은 “보통 이런 행동은 경기에 그만큼 신경을 쓴다는 의미”라면서도 “이런 모습이 수비에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인지 주장인 손흥민도 실망감 속에 화합을 강조해야 했다. 그는 경기 뒤 구단을 통한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힘든 순간이 모두 함께 뭉칠 기회다. 주장으로서 나도 충분히 제 역할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말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 고통과 패배를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이런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그게 더 큰 문제다. 도전하고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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