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반전” 외치던 ‘베이비붐’ 교수들, 학생들과 손 잡다

미국 대학교수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들과 손을 잡았다. 일부 교수들은 시위를 해산하려 몰려든 경찰 앞을 막아서다 체포됐다. 경찰을 불러 시위대를 해산하는 학교 지도부를 향해서 쓴소리를 내뱉는 교수들도 나오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1960년대 베트남전에 반대하며 반전 운동을 벌였던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 교수를 중심으로 교수와 학생 간 반전 연대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과 파병에 반대하며 1964년부터 약 10년간 미국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된 베트남 반전운동은 미국 정부가 종전 결단을 내리게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바버라 데니스 인디애나대 교육학 교수(64)는 자신의 학교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가 무단 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데니스 교수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분노를 표하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곳(시위장)에 갔다”며 “경찰의 해산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내 손목을 끈으로 묶었다”고 WSJ에 말했다.
아넬리스 올렉 다트머스대 역사학 교수(65)도 지난 1일 뉴햄프셔주 다트머스대 안에서 학생들과 함께 체포됐다. 올렉 교수는 학내 표현의 자유 침해 등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컬럼비아대 농성장 앞에는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교수 수십 명이 모였다. 주황색 조끼를 단체로 입은 교수진은 옆 사람과 팔짱을 끼고 경찰 앞에 섰다. ‘우리 학생들한테서 손 떼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교수도 있었다. 경찰은 시위 해산을 막은 교수 4명을 체포했다.

이 밖에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에모리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등 교수들도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의해 줄줄이 체포됐다.
학교 측의 과도한 시위 진압에 반대한다며 연명에 나선 교수들도 있다. 텍사스주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지난 2일까지 학교 소속 교수·학자 700명 이상이 제이 하첼 총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하첼 총장이 불필요하게 공권력을 캠퍼스에 불러들여 학생과 교직원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인디애나대에서도 3000명 이상의 교직원, 학생, 동문이 패멀라 휘튼 총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이들은 휘튼 총장이 농성 시위와 관련한 교칙을 ‘날치기 식’으로 바꾸고, 경찰과 시위대의 대립을 고조시켰다며 비판했다.
로버트 코언 뉴욕대 사회·역사학 교수는 교수진이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시위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코언 교수는 교수들이 각자 가진 권한을 이용해 학내 제도에 관여하는 방식으로도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일 미국대학교수협회 컬럼비아대 지부는 학교로 경찰을 부른 대학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이번주 중 하기로 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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