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올곧게 타오를, 곽동연이라는 불꽃 [인터뷰M]

백승훈 2024. 5.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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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한없이 가벼워보이기도, 어떨 땐 묵직한 울림을 주기도. 어느 쪽이든 곽동연의 연기엔, 배우로서의 올곧은 태도가 늘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곽동연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만나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다.

곽동연은 극 중 홍해인(김지원)의 남동생 홍수철 역을 맡았다. 모든 면에서 허당미를 드러내지만 아내 천다혜(이주빈)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 사랑꾼으로 변해간다.

지난 두 달, 안방엔 '눈물의 여왕' 열풍이 불었다. 최종회 시청률 2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매주 발표하는 TV-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화제성 조사 결과에서도 '눈물의 여왕'은 7주 연속으로 1위를 기록했다.

곽동연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실감이 잘 안 난다. 각자 할 수 있는 끝까지 최선을 다한 분들이 뿌듯해하실 결과가 나온 것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길게 작업한 작품이었어요. 이렇게까지 긴 시간을 해본 건 처음이었고요."워낙 좋은 스태프, 선배들과 함께 해서 좋은 기억만 남기고 잘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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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맡은 수철 역은 어떨 땐 철없는 아이같지만 가족을 향한 진심만큼은 어른들 못지 않은 복합적인 인물. 곽동연은 "수철이는 초반부터 극 안에서 수행해야하는 부분이 많아, 고민도 컸다"며 "얄미운 시누이의 형상이 있는 캐릭터다 보니, 의도적으로 더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연기에 신경 쓴 점을 설명했다.

수철은 극 중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내면의 휘몰아치는 감정 변화를 겪기도 한다. 곽동연은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예 한숨도 안 자고 촬영 나간 적도 많았다"며 "불과 몇 년 전에는, 드라마를 지금보다 타이트한 시간 속에 촬영을 했지 않나. 그럴 때 2~3일씩 밤을 새고 나면, 연기를 할 때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연기해야 되나 고민하다가, 그 효과가 있을까 해서 일부러 3일씩 잠을 안 자고도 가보면서 애를 썼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외형 변화에도 공을 들였다고 이야기했다. 곽동연은 "본래 나이보다는 어린 정신 연령을 갖고 있는, 키덜트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패턴이 화려하거나 프린팅이 된 옷을 입곤 했다"고 말했다.

역할 수행을 위해 참고한 재벌은 없지만,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갖추고자 스티브 잡스 등 유명 기업인들의 스피치 장면을 연구하기도 했다고.

곽동연은 몸무게를 고무줄처럼 증·감량하는 노력도 불사했다. "용두리로 넘어가면서, 동시에 다혜가 떠나면서 살을 뺐다. 그래서 초반엔 격차를 벌리려 체중을 8kg 정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반부 촬영할 때는 (체중을) 잘 유지하다가, 8부 기점으로 몸무게를 조금씩 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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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로 호흡을 맞춘 이주빈과의 연기는 어땠을까. 앞서 이주빈은 취재진들과의 인터뷰에서 "곽동연이 '하드캐리'를 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곽동연은 "정반대로 생각한다"며 웃었다.

"처음 이주빈, 감독님들과 미팅하는 자리에서부터 '인간적으로 문제가 생길 일이 전혀 없겠다' 이런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분위기를 너무 편하게 잘 만들어 주시더라고요. 부드러운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보단 훨씬 단단하고 강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곽동연은 이주빈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를 전했다. "난 연기하면서도 끙끙 고민하다가 놓치는 부분이 생기는데, 이주빈은 더 명확하고 통쾌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내게 좋은 영향을 많이 줬다. 이주빈 배우가 '하드캐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의 연기 만족도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곽동연은 "애쓴 부분도 있고, 성취한 부분도 있다. 제가 원래 저도 본 방송을 잘 못 보거든요. 선배님들의 연기를 더 따라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수철의 변화에 몸을 사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하려고 했던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뤘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곽동연은 인터뷰 내내 '바른 청년'으로 통하며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연기 스터디는 꼬박꼬박, 복싱을 비롯한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 누구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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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늘어져 있지를 못해요. 집에 있어도 계속 집 안에서 돌아다녀요. 활동적인 걸 좋아한다기보단, 뭔가 할 일이 주어지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스스로 먼저 업무를 만들어서 수행하는 시간이 없으면 제 존재 가치의 부재를 느낀다고 해야 할까요."

전작 '가우스전자'에 이어 연달아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곽동연. "다음 작품 할 때는 조금 덜 표현하는 인물 같은 걸 하고 싶다"며 소망했다. "외부적으로 막 표출하는 인물보다, 말이든 행동이든 조금 눌러서 전달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배우로서의 직업관과 연결되는 목표도 밝혔다. 곽동연은 "참 고민이다. 오래 갈 것이냐, 높이 갈 것이냐. 너무 가늘고 길게만 가면, 그것도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 조금씩 미미하게나마 화력을 뿜어내면서 생명력을 잃지 않는, 오래 활동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곽동연의 코믹 연기가 빛난 '눈물의 여왕'은 지난 28일 16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블리츠웨이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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