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그-21 온몸으로 막아낸 KF-5 제공호 퇴역식도 F-4처럼 명예롭게 치르자”[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4. 5. 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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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 시리즈, 北 미그-21 전투기 몸으로 막은 근접전의 주력…전투기 중 가장 많은 365대 보유
주요 비행단 창설·병력 증강,공군 성장의 공로자…제공호 퇴역 2028년 예정
안승범 “KF-5E/F 제공호 61대 퇴역식 KF-21 인도 시기 2026년 2년 앞당기자” 제안
2024년 5월 현재 운용중인 KF-5F 제공호 전투기. 2028년 퇴역 예정이며, 국산 KF-21 보라매 공군 인도 예정 시기인 2026년으로 앞당겨 명예롭게 치르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디펜스타임즈 제공

오는 6월 7일, 공군의 F-4E 팬텀 전투기 10대가 1979년 말 도입 이후 45년의 운용을 종료하는 퇴역식을 갖는다. 이런 가운데 우리 공군 전력의 폭발적 증강에 기여했으나 지금은 노후화한 KF-5 제공호 퇴역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F-4D 팬텀 최초 도입을 기준으로 하면 팬텀 전투기 자체 운용이 55년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F-4 팬텀의 마지막 기체는 1978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공장에서 생산돼 1979년에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돼 가장 최신형은 45년이 된 것으로 기록됐다.

공군은 F-4E 팬텀 퇴역식을 한 달 정도 남겨놓고 스페이스 챌린지를 통한 국민 공개행사 등 다채로운 홍보행사를 펼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도입한 F-5E/F 직도입 전투기, 당시 대구 기지로 반입되고 있는 모습. 공군 제공

대한민국 공군에 있어 F-4D/E 팬텀이 갖는 의미는 북한 공군에 비교해 처음으로 공군 전력을 역전시켜 우리가 질적 우위를 갖게 해 준 전투기로 큰 의미가 있다.

공군은 노후 전투기 퇴역 계획의 하나로 2019년에 F-4E 팬텀을 도태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3년에 KF-21 보라매 전투기 블록-1형 양산배치 계획이 연기되면서 2025년까지 연장됐다. 다행히 2022년 7월에 KF-21 최초비행에 성공하고 개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2024년 퇴역으로 재조정되기에 이르렀다.

공군에는 또 다른 노후전투기가 존재한다. F-4 팬텀이 하이(high)급으로 운용되었다면, F-5 로(low)급 전투기가 있다.

공군에 따르면 현재 공군에는 KF-5E/F 제공호가 61대가 운용되고 있다. KF-5E/F는 대한항공에서 1982년 9월부터 1986년까지 68대가 국내 조립생산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동안 추락사고로 7대가 손실됐다.

중국에서 귀순한 J(젠)-6 (위쪽)전투기와 비행중인 F-4E 팬텀(아래쪽) 전투기. 공군 제공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직도입한 F-5E/F 전투기는 2023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퇴역을 완료했다.

직도입 F-5E/F 전투기는 2025년에 퇴역시킬 예정이었으나 KF-21 보라매 개발의 순항으로 앞당겨 퇴역시켰다.

이와 함께 KF-5/E/F 제공호 61대는 2030년 퇴역 예정이었으나 2년 앞당겨 2028년으로 재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F-5 시리즈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공군이 실질적으로 성장하도록 해준 최대의 공로자이다. F-4D/E 팬텀이 한반도 하늘을 주름잡은 핵심 공군 전력이었다면 F-5 시리즈는 북한 공군의 미그(MiG)-21 피시베드(Fishbed·나토 명칭) 전투기를 하나 하나 몸으로 막아내는 근접전의 주력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공군은 1965년 4월 30일, F-5A/B ‘자유의 투사’ 도입을 시작으로 1975년까지 151대를 인수했다. 마지막 남은 기체는 2005년에 퇴역했다.

1974년 14대 도입을 시작으로 공군에 공급된 F-5E/F는 1979년까지 146대를 인수했다. F-5E/F 직도입 기체는 2023년 말까지 퇴역했다. 그리고 국내 면허 생산한 KF-5를 68대 만들었다.

모두 합해 우리 공군은 365대의 F-5 전투기 시리즈를 보유했던 것이다. 공군이 최고로 많이 보유했던 전투기가 바로 F-5 시리즈 다.

1949년 10월 창군한 공군은 최근 역사자료에서 공군 전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를 F-5E/F 전투기를 도입한 1974년부터라고 밝힌 바 있다. 공군은 1973년까지 2만 8310명이던 공군 병력 정원을 1974년부터 KF-5 면허생산이 끝나는 1986년까지 5만여 명에 육박하는 공군의 큰 변화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F-5E/F의 도입으로 1976년 8전투비행단, 1977년 16전투비행단, 1979년 18전투비행단이 창설됐다.

북한 공군은 1966년부터 마하 2급의 미그-21 피시베드 전투기를 도입했으며 1969년 4월 15일, 동해상에서 주일미해군 정찰기 EC-121M을 격추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주한미공군 전력개편용 F-4D 팬텀을 우리 공군에 먼저 공급하게 됐다.

화력제어레이더가 장착되지 않은 제102전투비행대대의 F-5A/B 전투기는 2005년 퇴역했다. 공군 제공

이후 북한 공군은 미그-21 전투기 숫자를 단기간 대규모로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게 되자 1972년부터 1978년까지 중국산 미그-19인 J(젠)-6 전투기 170대를 집중 도입해 우리 공군의 F-5E/F 전투기 전력에 대응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1982년 9월, 대한항공에서 KF-5F 제공호가 출고되기 시작하자 북한은 중국의 미그-21 복제 전투기인 J-7I 전투기 40대를 도입하기도 했다.

1985년부터 1986년에 옛 소련에서 도입한 미그-23 56대는 F-4E 팬텀 대응용 전투기였다.

이처럼 남북한 공군의 전투기 전력 균형을 바로 잡아 준 전투기로 ‘하늘의 도깨비’ F-4D/E 팬텀만 있었던 게 아니었던 셈이다. 비록 ‘X 파이브’로 비하돼온 온 F-5 시리즈 역시 남북 공군 전력 균형을 바로잡은 또다른 공로자임에 분명하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대표는 2028년으로 예정된 KF-5 전투기의 은퇴를 2년 앞당길 것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마침 국산 KF-21 보라매 전투기가 생산돼 인도되기 시작하는 2026년 말에 서로 교차시켜 KF-5 퇴역식을 가짐으로써 F-4 팬텀의 뒤를 이어 영공 수호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노장 전투기’의 임무를 명예롭게 종료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면 좋겠다" 고 제안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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