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DNA’ 증명한 ‘슈퍼문’ 문성곤, 빛 바란 코·가슴·허리 부상 투혼…“다음은 우리 차례 아닐까요?” [MK인터뷰]
“다음(우승은) 우리 차례 아닐까요?”
수원 kt는 5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70-88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했다.
2006-07시즌 이후 무려 17년 만에 다시 오른 챔피언결정전.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모두 꺾고 올라온 만큼 ‘슈퍼팀’ KCC 역시 무섭지 않았다.
‘캡틴’ 문성곤에게는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우승을 원했던 kt의 러브콜을 받고 정든 안양 KGC(현 정관장)를 떠나 수원으로 향했다. kt가 문성곤에게 바란 건 ‘우승 DNA’였고 그 역시 팀과 함께 정상을 바라봤다.
하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문성곤은 챔피언결정전 5경기 출전, 평균 27분 19초 동안 6.2점 4.0리바운드 1.6어시스트 0.8스틸을 기록, 최고의 수비를 펼쳤으나 KCC에 밀리고 말았다.
문성곤은 경기 후 “정말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다음 시즌은 우리 차례가 아닐까?”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실 문성곤은 6강부터 4강, 챔피언결정전에 이르기까지 경기 내내 육탄전과 같은 수비를 펼쳐왔다. 허훈과 패리스 배스가 공격의 핵이라면 문성곤은 수비의 핵이자 지휘관이었다. 다만 시리즈 내내 격렬한 상황이 자주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코, 가슴, 허리 부상을 당했다.
그럼에도 병원 한 번 가지 않았던 문성곤이다. 그는 “(병원에)가도 달라질 건 없다”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코트 위가 아닌 벤치에 있을 때는 찾아오는 고통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다가오는 고통을 간신히 참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문성곤은 “솔직히 아프기는 했지만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 핑계라고 생각한다”며 “6강부터 4강을 격렬하게 싸우면서 올라온 것이 과부하로 이어진 것 같다. 몸 상태는 정말 좋지 않다. 그래도 티내고 싶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문성곤은 “이번 봄 농구에서 나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 정규리그 때는 홀대 아닌 홀대를 받지 않았나(웃음). 나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아주 조금 드러난 것 같지만 결국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결국 결과 아닌가.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더 큰 아쉬움은 정규리그 내내 말을 듣지 않았던 슈팅이 봄과 함께 살아났다는 것이다. 문성곤의 올 시즌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은 28.6%, 2018-19시즌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성공률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선 34.9%로 끌어올렸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문성곤은 “슈팅 감각이 플레이오프 들어와서 잡히기 시작했다. 만약 정규리그 때부터 괜찮았다면 3위보다 더 높은 순위로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게 너무 아쉽다. 매 시즌이 끝나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이번 시즌은 슈팅 감각이 너무 늦게 돌아온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kt의 창단 첫 우승은 이뤄지지 못했으나 문성곤 영입은 분명 성공이었다. ‘우승 DNA’에는 한 발 부족했지만 ‘챔피언결정전 DNA’를 주입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분명 KGC 시절에 비해 부족함이 없었고 허훈과 배스가 마음 놓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뒤를 든든히 지켰다. 오프 시즌 내내 부상을 안고 있었던 문성곤의 드라마틱한 부활이다.
문성곤은 “올 시즌이 끝난 만큼 일단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 그리고 몸을 일찍 만들까 생각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다음 시즌에는 정규리그부터 좋을 수 있도록 조금 더 일찍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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