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직격탄… 인천 남동산단 상가 줄폐업, 곳곳이 ‘임대’ 딱지

지우현 기자 2024. 5. 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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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공인중개소 등 못 버티고 줄폐업
‘임대’ 거래도 뚝 끊겨… 상권 침체 확산
소상공인聯 “정부 지원 건의 등 방안 고심”
5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남동국가산업단지의 한 상가건물. 문이 닫힌 매장에 법원등기 안내문 등이 붙어 있다. 지우현기자

 

“2달 전 부동산에 내놨는데 지금까지 가게를 보러 온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5일 오전 11시20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남동국가산업단지 한 상가건물. 2층 한 상가 내부가 한창 철거가 진행 중이었다.

이곳은 외지에서도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일대에서는 유명한 곰탕집이었지만, 치솟은 식자재 값에도 음식 가격을 올리지 못하다가 결국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했다.

같은 날 바로 옆 횟집도 내부 집기를 치우고 있었고, 인근 중국집은 1개월 전부터 문을 닫아 불이 꺼져 있었다. 중국집 출입문 앞에는 각종 우편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인근 한 식당 관계자는 “다들 물가가 너무 올라 장사를 할 수록 적자를 보는데 어떻게 영업을 하겠느냐”며 “식당을 접고 다른 장사를 해볼까 하는 마음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동산단 인근 다른 상가 건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상당수 상가가 텅 비었거나 운영 중인 일부 매장도 외벽마다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는 상태였다. 인건비가 급증하고 물가까지 올라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줄줄이 폐업을 한 것이다. 심지어 공인중개사 사무실까지 문을 닫고 있었다. 상가 임대 등 거래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5일 오전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의 한 상가 건물 매장이 폐업해 내부 공사 중이다. 지우현기자

인천 남동산단의 상가들이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에 의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남동산단 일대 상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인들의 줄 폐업으로 빈 상가가 늘고 있다. 업계는 6개월 사이 예년보다 배 이상 많은 상인들의 폐업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부분 공단 근로자 점심 상대 장사다보니 음식 값을 올리지 못했고, 이 때문에 결국 문을 닫는 상가가 많아지고 있다”며 “2~3달 전부터는 상가 임대 거래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산단 전체로 침체는 확산 중이다.

남동산단 중심지인 수인선 인더스파크역 인근 한 상가는 3개월째 매물로 올라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상가는 올 초 보증금 3천500만원에 월세 250만원으로 매물이 나왔다가, 지난달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200만원으로 가격을 내렸지만 여전히 공실이다.

지주현 인천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산단 상가들은 기업에 식사를 비롯해 자재 등을 공급하는 기업과 공생하는 구조”라며 “결국 상가의 지속적인 폐업은 기업들에게도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산단의 소상공인 폐업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토론회 등을 통한 대안을 찾는 중”이라며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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