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300경기 출전 기념비적 날에 득점포…손흥민 그러나 패배에 환하게 웃진 못했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캡틴 쏘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리버풀을 상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300경기 출전 금자탑을 세운 가운데 기념비적인 날에 득점포까지 가동하면서 자축했다. 다만 팀이 패배한 탓에 손흥민은 환하게 웃진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손흥민의 표정은 상당히 어두웠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3~2024시즌 EPL 3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의 EPL 통산 300번째 경기였다.

기념비적인 날인 만큼 손흥민의 발끝에 기대가 쏠렸다. 특히 커리어 통산 3번째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이날 도움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10(골)-10(도움)’ 클럽 가입은 미뤄졌지만,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기념비적인 날을 자축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1-4로 끌려가던 후반 32분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문전 앞에서 히샤를리송(브라질)이 패스를 내주자, 뒤에서 달려 들어오던 손흥민은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2경기 만에 득점포이자, 이번 시즌 17호 골이었다.

동시에 손흥민은 EPL 통산 120번째 골을 기록하면서 리버풀의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EPL 역대 최다 득점 공동 22위에 등극했다. 또한 레스터 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이상 잉글랜드)와 함께 리버풀을 상대로 5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한 유이한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그러나 기념비적인 날에 웃진 못했다. 팀이 2-4로 패한 탓이었다. 손흥민이 득점 후 특유의 ‘찰칵’ 골 셀러브레이션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그래서였다. 당시 팀이 끌려가고 있던 터라 손흥민은 공을 하프라인에 가져다 놓기 바빴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부터 수비에서 잦은 실책이 나오는 등 불안함을 보이더니 2실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전반 16분 모하메드 살라(이집트)에게 선제 실점을 내준 토트넘은 전반 45분 앤드루 로버트슨(스코틀랜드)에게 실점했다. 이어 후반 5분과 14분 각각 코디 학포(네덜란드)와 하비 엘리엇(잉글랜드)에게 내리 실점을 내줬다.

4실점을 내주면서 끌려가던 와중에도 토트넘은 포기하지 않았다. 교체를 통해 변화를 가져가면서 반격에 나서더니 후반 27분 히샤를리송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그리고 손흥민의 연속골이 나오면서 2골 차까지 좁혔다. 그러나 토트넘은 남은 시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진 못하면서 2-4로 패했다.

승점 획득에 실패한 토트넘은 승점 60(18승6무11패)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애스턴 빌라(20승7무9패·승점 67)와 격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물론 토트넘은 빌라보다 1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20년 만에 EPL 4연패에 빠지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4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