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이버상 허위조작 정보 대응, 정부 주도 아닌 민간이 우선"

문재연 2024. 5. 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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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상 허위조작 정보와 대응에 관해 한국과의 대화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early stage)에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성을 인지하고, 함께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몬드 부담당관과 부토 조정관은 지난달 10일 한국 총선에서의 사이버상 여론 흐름과 외국발(發) 허위조작 정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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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허위조작정보·전략커뮤니케이션 조정관 인터뷰
"허위조작정보 추적, 민간 '팩트체킹'에서 시작"
리야 해몬드 미 국무부 GEC 인도태평양 부담당관(왼쪽)과 재러드 부토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이 3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미대사관 별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은재 인턴기자

"사이버상 허위조작 정보와 대응에 관해 한국과의 대화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early stage)에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성을 인지하고, 함께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인 지난 3일, 리야 해몬드 미 국무부 글로벌관여센터(GEC) 인도·태평양(인태) 부담당관과 재러드 부토 동아시아 태평양 전략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은 서울 남영동 주미대사관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본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GEC는 외국정부 또는 비국가행위자들의 선전 및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미 연방정부의 대응을 지휘·조정·조율하는 기관이다.

해몬드 부담당관과 부토 조정관은 지난달 10일 한국 총선에서의 사이버상 여론 흐름과 외국발(發) 허위조작 정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가짜뉴스'를 경계하는 목소리와 달리 외국 또는 비국가행위자들에 의한 허위조작정보 유형을 구체적으로 분류한 결과물은 뚜렷하지 않아 아쉬워 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외국에 의한 정보조작이 실제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을 알고 싶어서 한국에 온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들과 만난 한 전문가는 "한일갈등을 부추거나 관련 음모론을 제기하는 '밈'(meme)을 퍼뜨리는 움직임이 있긴 했지만, 그 영향이 크진 않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리야 해몬드 미 국무부 GEC 인도태평양 부담당관이 3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미대사관 별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은재 인턴기자

대신 해몬드 부담당관은 민간 주도의 '팩트체크' 기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각종 가짜뉴스의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과정 속에서 국내가 아닌 외국에 의한 가공된 정보 또는 왜곡된 정보라는 '특징'(attribution)을 찾을 수 있다"며 "하지만 표현의 자유가 익숙한 사회에서는 타국에 의한 허위조작정보를 따로 떼어내 추적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재러드 부토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이 3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미대사관 별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은재 인턴기자

해몬드 부담당관은 이를 이유로 "정부는 SNS업체와 민간기관들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당부할 순 있어도 그 어떤 '지침'도 내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간과의 소통은 어디까지 자발적·수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으로, 그는 민간이 허위조작정보를 바로잡는 역할을 주도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반복했다.

부토 조정관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굉장히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걸 이해한다"면서도 "허위조작정보를 추적하려는 목적 자체가 건강한 자유로운 담론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의 협의는 수평적인 구조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회 갈등이 촉발될 때 해외 조작정보의 발화점(flashpoint)이 보이기도 한다"면서 "시민 스스로 검증 작업을 하고, 잘못된 정보에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일종의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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