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개원 53년 이래 최악의 경영난”...급여 중단 검토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 7개 병원을 산하에 두고 있는 경희의료원이 매일 수억 원의 적자 발생으로 다음 달부터 급여 지급 중단·희망 퇴직 시행을 고려하고 있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11주 만이다.
오주형 경희의료원장은 지난달 30일 경희의료원 교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의료 현장의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으며 의료기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재난·전시에 준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저마다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희의료원은 지난 3월 이미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바 있지만, 이후에도 매일 수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오 원장은 “의료원 또한 지난 3월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하고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로 지금 대책들을 실행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억 단위의 적자 발생으로 누적 손실 폭이 커지며 개원 53년 이래 최악의 경영난으로 의료원의 존폐 가능성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처참한 상황”이라고 했다.
경희의료원은 비상경영 체제 전환 이후 무급휴가, 보직수당 및 성과급 반납, 관리·운영비 삭감, 투자 축소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려 했지만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오 원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의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인 급여를 비롯한 각종 비용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이 올해 말 막대하게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당장 금년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인제대 상계백병원도 지난 3월 전체 의대 교수에게 향후 6개월간 급여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급여반납동의서’를 보낸 바 있다. 반납 금액은 월 48만원, 116만원, 자율 중 선택하도록 했다.
빅5 병원 중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도 비상경영체제로 운영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3월 말 기존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로 늘리고, 병동 간호사를 중심으로 직원 무급 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도 의사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를 시행 중이다.
비수도권 병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제주 지역의 유일한 국립대 병원인 제주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6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자, 지난달 30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제주대병원은 직원 무급 휴직 신청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전라 지역에서는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전남대병원은 200억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는데, 이 통장 잔고도 거의 바닥났다고 한다.
경상 지역에서는 부산대병원이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비상경영체제 2단계를 선포한 지 7주 만에 지난달 19일 가장 강도 높은 3단계로 비상경영체제를 전환했다. 경상국립대병원도 이달부터 무급 휴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동아대병원은 누적 무급 휴가자가 500명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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