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동굴 있는 이곳...제주 참옥돔에 한잔 마시며 더위 잊는다 [푸디人]
마리아주!(Mariage).
맛있는 음식과 술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때 흔히들 떠올리는 단어이죠. 특히 와인과 음식은 그 하나만으로 가치가 있기도 하지만 둘의 조화로운 앙상블보다 황홀할 수는 없을 겁니다.
칠레 대표 와인 ‘에라주리즈’와 다이닝 바 ‘모와(MOWa)’가 맛있는 협주곡을 연주한다고 하길래 서둘러 명동으로 향했습니다. 게다가 이른 더위가 찾아온 이 때 시원한 화이트와인을 선보인다니 ‘금상첨화’였죠.
참고로 에라주리즈는 1870년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가 칠레의 중북부에 위치한 아콩카구아 밸리에 포도밭을 일군 것을 시작으로 현재 5대째 가족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와인 명가입니다. 칠레 와인이라면 으레 레드 와인을 떠올릴 수 있지만 에라주리즈는 고급 화이트 와인 생산에 유리한 조건을 두루 갖춰 화이트 와인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네요.
아영FBC는 다른 와인수입업체들과 달리 판매에 그치지 않고 와인과 음식의 어울림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모와 외에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솔빛섬 1층에 위치해 한강뷰가 시원하게 보이는 ‘무드 서울’과 마치 로마 시대 지하동굴을 방불케 하는 서울 압구정역 인근 ‘사브 서울’이라는 다이닝 바도 운영 중이죠.
모와는 지하에 있다 보니 아름다운 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친구와 연인, 심지어 비즈니스 모임까지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있는 것이 특징이죠. 이름에서도 드러나는데 ‘MOWa’는 ‘Memories Of Wine and?’의 약자로 와인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합니다.
특히 떼루아를 플레이트 위에 감각적으로 풀어낸 시그니처 디저트가 인상적인데요. 액화질소를 사용해 얼린 우유크림을 셰프가 직접 뿌려주는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마치 제주도 현무암 위에 내린 눈을 보는 듯합니다.
이날 코스에 나온 것은 화이트 와인 4종과 레드 와인 1종. 특히 이른 더위가 찾아온 이 때 얼음 바스켓안에서 시원하게 열린 화이트 와인은 너무 매력적입니다. 여기에 문 셰프의 돋보이는 요리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네요.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는 에라주리즈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스파클링 와인으로 황금색의 볏짚 컬러와 부드럽게 올라오는 버블이 매력적이네요. 개인적으로 산도가 높은 걸 좋아해 입에 잘 맞았는데 살짝 단맛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단새우 타르트는 가다랑어포를 우려낸 오일로 크림과 단새우회를 조합했네요. 유자를 넣은 간장으로 만든 젤리와 발효한 참외를 새콤하게 버무려 얹었는데 시각적으로도 아주 예쁩니다.
가리비구이는 한국의 막걸리를 이용한 크리미한 소스와 백김치 무침이 함께 나왔습니다. 구운 캐슈넛과 실고추 칠리오일로 매콤함과 고소함을 더했네요.
에라주리즈 라스 피자라스 샤르도네는 윤기나는 밝은 볏짚 컬러를 띠며 시트러스 향을 시작으로 견과류, 약간의 페이스트리, 흰색 꽃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제 입맛에는 앞서 나온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가 좀 더 맞았는데 가격을 듣고서는 ‘내 입맛은 아직 싸구려인가!’라는 자조 섞인 한탄을 했네요. 참고로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는 4만원대, 라스 피자라스 샤르도네는 무려 15만원대라네요.
돈 막시미아노는 ‘베를린 테이스팅’에서 프랑스 1등급 샤토를 물리치고 5회나 1위를 차지한 에라주리즈의 최정상 아이콘 와인입니다. 대한항공의 퍼스트 클래스 서비스 와인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탄닌감이 강한 와인에 어려움을 겪는데 살짝 달달한 갈비와 먹으니 탄닌감을 중화시켜 부드럽게 넘어갔습니다.
진갈비는 소 갈비뼈 13개 중 6번, 7번, 8번 뼈에서 나오는 갈빗살을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마블링이 꽃을 피운 것 같다고 해서 꽃갈비라고도 불린다네요. 진갈비구이는 통 진갈비를 직접 만든 표고간장소스에 재워 30시간 동안 부드럽게 수비드 조리 후 숯불에 구워내는 수고로움이 많은 요리입니다. 트러플파테를 넣은 소스와 발효한 표고버섯구이, 제철 달래와 겨자잎을 곁들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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