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를 오냐오냐 대할 것인가?"… 日 '재소자에 경칭 사용' 시행 전부터 논란

강구열 2024. 5. 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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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교도소에서 시작된 재소자 대상 호칭 변화를 두고 엇갈리는 시선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일본의 모든 교도소에서 직원과 재소자가 서로 '씨'를 붙여 부르도록 했다.

이 관계자는 "(재소자에 대한 호칭 변화) 목적은 직원의 인권의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출소 후 원활하게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다. 사회에서 ○○씨라고 부르는 건 당연한 것이라 형무소 내 환경을 바깥과 비슷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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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석받이로 만들건가’ vs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지난달 일본 교도소에서 시작된 재소자 대상 호칭 변화를 두고 엇갈리는 시선이다. 경칭을 붙이지 않고 이름만 부르던 것에서 ‘○○씨’라고 부르도록 했다. 생활환경을 교도소 밖 사회와 비슷하게 만들어 사회복귀를 원활하게 하고, 재범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시행 이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일본 후추형무소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일본의 모든 교도소에서 직원과 재소자가 서로 ‘씨’를 붙여 부르도록 했다. 이전에는 재소자에 대해선 이름만 부르는 게 일반적이었고, 재소자가 직원을 부를 땐 ‘선생’ 등의 호칭을 붙였다. 2021∼2022년 나고야형무소 직원 22명이 재소자 3명을 대상으로 폭행 등 419번의 부적절한 처우를 한 것이 드러나자 재발방지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이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높아 SNS 등에서는 “범죄자를 오냐오냐하며 대할 것인가”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 교도소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많다고 한다. 수용 정원이 2700명으로 일본 최대 규모인 후추형무소 관계자는 닛케이에 “특히 베테랑 직원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소자에 대한 호칭 변화) 목적은 직원의 인권의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출소 후 원활하게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다. 사회에서 ○○씨라고 부르는 건 당연한 것이라 형무소 내 환경을 바깥과 비슷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징벌’보다는 ‘재기’에 무게를 두는 조치는 호칭 변화만이 아니다. 재소자 중 고령자 비중이 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다. 후추형무소에서는 고령의 재소자들이 물리치료를 받거나 치매 예방을 위해 종이접기를 한다. 일본인 재소자의 15%가 70세 이상이고 최고령자는 94세(지난해 말 기준)다. 닛케이는 “고령화 등에 따른 재소자의 사회복귀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출소 후 생활지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하고,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치매 관련 지식을 배우는 등의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력부족 때문에 세심한 대책 마련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전문가는 닛케이에 “이탈리아에서는 다수의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며 “더 많은 외부인력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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